탈북유튜버가 본 '사랑의 불시착' "영애동지·표치수 북한주민 싱크로율 100%"[인터뷰]
    • 입력2020-02-08 11:30
    • 수정2020-02-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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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 “영애 동지는 북한 상류층 부인과 너무 똑같아요. 현빈처럼 잘 생긴 군인은 북한에 없죠.”

남한 재벌 윤세리(손예진 분)와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로맨스를 그린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지난 2일 전국평균시청률 15.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북한 주민을 너무 좋게만 그렸다는 ‘북한 미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남한에 살고있는 새터민(탈북주민)들은 ‘사랑의 불시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양강도 출신 탈북자 유튜버 한송이 씨는 “드라마 속 디테일들을 너무 잘 다뤄서 우리 사이에서도 ‘역대급 북한 실사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북한 미화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로 전기가 끊겨 기차가 서고, 난방이 안돼 나무로 불을 땐다.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너무 후지다. 그걸 그대로 보여주는데 미화라고 할 수는 없지않나. 재미를 주려고 만든 작품인데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시면 될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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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사랑의 불시착’의 김정난과 양경원. 출처|tvN


- 북한의 현실을 가장 생생하게 담은 장면을 꼽는다면

드라마 속에서 리정혁과 윤세리가 여권사진을 찍으려고 평양행 기차를 탔다가 전기사정으로 기차가 서는 장면이 있었다. 실제와 너무 비슷해서 어떻게 저런 것까지 생각했지 하면서 공감하면서 봤다. 북한은 전기가 자주 끊겨서 기차도 자주 선다. 지방에서 평양 가는데 일주일 이상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 도에서 도를 넘어가도 2주 정도 걸린다.

극 초반 사택마을에서 정전되는 장면이 자주 나온 것도 현실감 있었다. 사실 한국에 와서 열차가 제시간에 들어오는 것에 너무 놀랐다.

-사택마을 주부 4인방의 패션이 북한스타일과 비슷한가

완전히 북한스타일이다. 특히 영애 동지(김정난 분)가 너무 똑같았다.(웃음) 인민반장 나월숙(김선영 분)은 군관 아내의 정석이다. 단정하게 머리를 묶어야 한다. 긴머리나 파마머리는 북한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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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사랑의 불시착’의 서지혜. 출처|tvN

또 양강도 출신인 내가 보기에 서단(서지혜 분)은 굉장히 세련된 평양 여성 스타일이다. 내가 북한에 있었을 때 리설주 스타일이 북한에서 엄청나게 유행했었다. 리설주가 등장하기 전에는 여자들이 군복 비슷한 작업복을 주로 입었다. 그런데 리설주가 나타나면서 다양한 원피스, 블라우스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윤세리를 구하기 위해 리정혁이 도로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었다. 실제로도 가능한가

드라마에서는 멋지지만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다. 현실은 보초 서다가 총알만 잃어버려도 비상소집하고 난리가 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이 부분은 좀 많이 달랐다. 북한에서는 실탄을 못 쓰고 공포탄만 쏘면서 겁을 준다. 탈북 과정에서도 중국국경에 발이 닿았다고 하면 그때부터 총을 쏘면 안 된다. 절대적으로 실탄을 쏘지 않는다.

-5중대 4인방이 모여 소주를 먹는 장면이 있었다. 북한에서도 소주를 먹는가

드라마에 나오는 소주는 먹지 않는다. 북한은 보통 술을 개인이 만든다. 개인이 만드는 밀주(허가없이 몰래 담근 술)다. 또 다른 것은 도토리 술, 태평술, 들쭉술 등이 각 도나 평양 시내 공장에서 나온다.

도마다 술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 우리 집도 어머니가 옥수수로 술을 만들어서 판매했다. 이런 식으로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장마당에 판다. 조개구이를 자주 먹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처럼 술을 조개껍데기에 따라 먹지는 않는다. 잔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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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사랑의 불시착’의 현빈. 출처|tvN

-일상적으로 숙박검열이 이뤄지나

숙박검열이 일상이다. 밤 10시 이후에는 밖을 돌아다니면 안 된다.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인민반장 집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몰래 숨겨주면 법적 처벌을 받는다. 주로 한국드라마를 본다는 제보가 오면 숙박검열을 한다.

숙박검열 대상은 온 동네이지만 표적은 한 집이다. 그래서 드라마처럼 김치움(김치를 저장하는 광)에 사람이 들어가 숨기도 한다. 한국 콘텐츠를 보는데 대한 처벌이 가장 심하다. 드라마 한 편을 봐도 심하면 사형, 무기징역이다. 돈이 좀 있으면 5~10년 징역을 산다.

-한국에서도 겨울이면 김장을 한다. 북에서는 온동네 사람이 모여 김장전투를 하던데

동네사람이 다 모여서 하지는 않고 그냥 집집이 개인별로 한다. 초절이를 바닷물로 한다. 배추를 바닷물에 절이면 맛이 좋다. 소금 생산량이 적어서 소금을 다 팔아서 현금화하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자체적인 김장 문화가 있다. 우리 집도 집에서 김장을 했다. 북에서는 겨울이 길어서 한번 할 때 4인 가족 기준 200~300㎏씩 한다.

-북한에 현빈 같은 군인이 존재하나
현빈이 북한 군인이라는 것이 가장 어이 없었다. 북한에 그렇게 생긴 군인은 없다. (웃음) 표치수(양경원 분), 금은동(탕준상 분), 귀때기(김영민 분)는 비슷하다. 북한에서는 전반적으로 전현무 아나운서처럼 얼굴도 퉁퉁하고 그런 스타일을 미남으로 꼽는다. 그래도 젊은 세대 사이에는 이민호, 현빈, 권상우같은 타입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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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tvN‘사랑의 불시착’ 출처|tvN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징역을 살 수도 있지만 북한사람들은 몰래몰래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다. 한씨 역시 북한에서 접한 콘텐츠를 통해 지드래곤과 이민호의 팬이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이 ‘사랑의 불시착’을 하루 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청자로서 결말에 대한 소망도 전했다. 그는 “솔직히 리정혁이 북한에 안 갔으면 좋겠다. 그냥 탈북해서 남한에서 세리랑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해피엔딩을 염원했다.

2013년 탈북해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한씨는 현재 유튜브채널 ‘한송이 TV’를 운영 중이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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