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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의 기성용이 지난 2018년10월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손흥민을 토닥이고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기성용(31)의 복귀 가능성에 축구계가 들썩거렸다. 특정 구단을 넘어 K리그에도 엄청난 호재가 될 만한 사안이다.

지난 4~5일 이틀간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전북의 기성용 영입 추진 소식은 전례 없는 ‘핫이슈’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기성용의 이름 석 자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웬만하면 K리그 이적 소식을 다루지 않는 공중파 뉴스에서도 기성용의 전북 이적 가능성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관련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성용이라는 축구 아이콘의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짧은 시간에도 명확하게 목격하는 사건이었다.

이번 ‘폭탄’은 전북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서울이 기성용과의 협상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북이 기성용의 새 행선지로 떠올랐다. 전북은 ‘20억원+α’라는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기성용의 마음을 잡았다. 서울과의 협상 결렬 후 심경이 복잡했던 기성용 역시 전북의 성의에 상당한 호감을 드러내면서 계약이 급물살을 탔다. 변수는 기성용 쪽에서 서울에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위약금이 있다는 점이다. 2009년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할 때 서울과 맺은 계약 때문인데 전북 같은 큰 손도 상당히 큰 부담을 느끼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적료가 발생하는 수준이라 위약금을 전부 납입하는 것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도 그렇지만 전북 역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엔트리 등록을 마감한 시점에 ACL에 출전하지 못하는 기성용을 위해 그 정도 금액을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풀어야 할 난관이 있다.

물론 전북은 위약금과 관계 없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기성용의 전 소속팀은 서울이 아니라 최근 계약해지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기성용은 자유계약(FA) 신분이기 때문에 전북은 기존 FA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영입 절차를 밞으면 된다. 위약금 문제를 풀지 않아도 영입은 가능하다. 일단 영입한 후 소송까지 가는 한이 있더라도 계약과 프로축구연맹 등록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전북은 K리그에서 공생하는 서울과의 관계를 고려해 무리하게 이적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위약금 부담을 최대한 던 후에 계약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전북보다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서울은 기성용 영입 의지를 드러내며 K리그 다른 구단에 내줄 수 없다는 뜻을 확고하게 드러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1월에는 잡지 못했던 기성용의 마음을 되돌려 전북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성장했고, 최고 스타로 도약해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기성용의 복귀가 현실이 되면 서울은 모처럼의 빅네임 영입으로 전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동시에 흥행에도 도전할 수 있다.

전북이든 서울이든 기성용의 K리그 복귀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영입에 성공하는 구단은 물론이고 K리그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성적만 생각하면 다른 팀들이 걱정할 만하지만 흥행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모든 팀들이 환영할 것”이라면서 “기성용이 뛴다고 하면 분명 다른 팀 지역 축구 팬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겠나. 실제로 전북 같은 팀과 대결하면 관중이 늘어난다. 기성용 복귀 효과는 모든 팀들이 누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축구인도 “기성용의 복귀는 무조건 좋은 일이다. 프로축구 발전에 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대표팀에서 은퇴하긴 했지만 기성용은 일반인에게 친숙한 몇 안 되는 축구선수다. K리그 인지도 상승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K리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흥행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개막 전부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기성용의 복귀는 악재를 만회할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만에 하나 기성용이 K리그가 아닌 해외 리그로 떠난다면 전북, 서울은 물론이고 K리그 전체에게 아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성용은 여전히 중국 일부 구단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게 화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K리그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K리그 입장에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우의 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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