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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영화 감독의 드라마 진출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영화에서 연출은 물론 각본과 각색을 맡으며 역량을 뽐냈던 감독들이 이제는 드라마 작가로서 도전에 나서며 자신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천만관객을 자랑하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tvN 새 월화드라마 ‘방법’으로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진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이미 제작전 최종회까지 탈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상호 작가는 4일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방법’은 재밌는 드라마”라며 “악의 세력에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맞서는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오지 않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무리한 스케줄이지만 내가 쓰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다. 만화를 좋아하는데 대결, 히어로, 무속과 같이 내가 가진 이질적인 이슈가 합쳐질 수 있을까 했는데 막상 얽혀서 재밌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돼지의 왕’, ‘창’, ‘사이비’, ‘서울역’ 등 다수의 애니메이션과 영화 ‘부산행’에서도 감독·각본·각색까지 책임지며 흥행까지 성공시켰던 연상호 감독은 ‘방법’에서는 작가로서 영화 ‘챔피언’ 김용완 감독과 충무로 정상급 스태프가 연상호 작가와 의기투합했다.

연상호 작가는 “드라마 업계나 드라마를 모른다고 인정을 하고 심플하게 생각했다. 이것저것 재기 보다는 아주 멋없는 강속구를 직구로 12개를 던져보자 하고 썼다”고 밝혔다.

극 중 ‘인간의 탈을 쓴 악귀’ 진종현을 맡은 성동일은 “연상호 감독님이 작가님으로 오셨을 때 조금 더 스토리에 대해 자의적이기 보다는 객관적으로 시청자가 좋아하는 것을 썼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처음부터 대본을 탈고해서 촬영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천만 감독의 드라마 작가 도전은 자연스럽게 향후 영화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법’의 경우는 드라마를 통해 특수한 세계관이 구축되기에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영화화나 시즌제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연상호 작가는 “일단은 준비가 다 되어 있다. (드라마가) 잘 돼야 한다. 시즌2나 영화로도 할 수 있다. 대중들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세계관과 소재로 계속 이야기를 해주길 바라시고, 드라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더 궁금해하고 재밌어 하면서 요청을 했으면 좋겠다”며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이병헌 감독2

이보다 앞서 영화 ‘스물’,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을 제작한 이병헌 감독도 지난해 방영한 JTBC ‘멜로가 체질’에서 연출과 함께 극본까지 담당했다. ‘멜로가 체질’은 젊은 여성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2030세대 여성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얻으며 큰 사랑받았고, 시청률과 별개로 시즌2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병헌 감독은 역시 영화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각색을 맡았고 이후에도 ‘타짜-신의손’(각색) ‘오늘의 연애’(각색) ‘스물’(감독·각본) ‘바람바람바람’(감독·각색) ‘레슬러’(각색) ‘극한직업’(감독·각색)과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감독·각본)를 통해 빼어난 집필능력을 뽐냈다.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도 넷플릭스와 손잡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황동혁 감독 역시 이전 작품에서 각본을 맡아온 가운데 드라마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는 플랫폼이나 영화나 드라마라는 매체의 차이가 아니라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하다. 두 시간에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있고 드라마에 적합한 이야기가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통해 집필 능력이 검증된 감독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 또 영화 촬영 스태프가 그대로 드라마 제작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아 현장의 이질감도 적고 작업 방식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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