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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코리아에서 활약 중인 LG 외야수 홍창기(오른쪽) | 질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팀 성적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 평가는 이제부터다. 현역 KBO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 질롱코리아의 두 번째 시즌 평가는 2020시즌을 통해 이뤄진다.

질롱코리아는 지난 26일 애들레이드를 상대로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최종 성적 11승 29패로 지난해보다 4승을 더했지만 2연속시즌 최하위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투수진이 발목을 잡았다. 대량 실점 경기를 반복하며 한계점을 뚜렷히 노출했다. 시즌 막판에는 투수가 없어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풍경도 연출했다.

물론 돋보이는 활약으로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선수도 있다. LG 외야수 홍창기(27)는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3 3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1로 타선을 이끌었다. 수비 포지션도 외야 전 포지션과 1루수까지 고루 소화하며 1군 엔트리 진입을 향한 준비를 마쳤다. 소속팀 외야진이 가득 찬 상태지만 1루까지 네 가지 포지션을 소화해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확인했다.

마운드에서는 키움 우완 양기현(22)이 돋보였다. 질롱코리아에서 불펜 필승조 임무를 맡은 그는 15경기 2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86으로 활약했다. 선발진 붕괴로 마운드 전체가 흔들렸음에도 양기현은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 짠물투를 이어갔다. 키움이 지난해 양질의 불펜을 앞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지만 양기현처럼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는 어느 팀이든 필승조 후보로 꼽는다. 양기현은 다음달 1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빼어난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어도 호주에서 보낸 3개월을 시험무대로 삼아 포지션 전향을 꾀한 선수들도 있다. 롯데 내야수 고승민은 호주에서 외야수로 나섰다. 중견수로 10경기, 좌익수로 1경기 출장해 롯데 외야진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반대로 LG 외야수 이재원은 1루수로 9경기에 나서 홍창기처럼 1군 진입 도전장을 던졌다. 홈런 4개를 터뜨리며 고교시절 강백호와 함께 서울고 클린업을 책임졌던 모습도 되찾았다. LG 내야수 백승현은 지난 25일 애들레이드전에 투수로 등판해 최고구속 154㎞를 찍으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투수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강속구를 구사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질롱코리아는 방출자 위주로 팀을 꾸렸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현역 KBO리그 1.5군 선수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결과적으로 롯데, 키움, LG 선수들로 구성된 KBO리그 팀이 완성됐다. 노경은처럼 지난해 부족했던 실전 경험을 호주에서 채우거나 박정배처럼 재기를 목적으로 호주에 온 베테랑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1군 진입을 꿈꾸는 20대 유망주다. 야심차게 호주로 떠났던 이들이 2020시즌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면 질롱코리아 시즌3를 향한 전망도 자연스레 밝아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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