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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비결, 바로 로테이션에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2-1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제 딱 1승만 추가하면 1~3위에게 주어지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 총 4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비기거나 패한 적 없이 순항하고 있다. U-23 챔피언십은 이변이 자주 연출되는 대회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덜 따라가는 편이다. 이번 대회만 봐도 아시아 강자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란도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2년 전 대회에서 한국은 4위에 머문 적이 있다. 한국 역시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안정적이면서도 절묘한 운영으로 위기를 피해가고 있다.

원동력은 폭 넓은 로테이션이다. 경기가 열리는 태국 현지는 체감온도가 39℃를 육박하고 습도가 60~70%를 오가는 극한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는 3일 간격으로 열리기 때문에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뛰어야 한다. 게다가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1월은 비시즌이다. U-23 대표팀 선수들은 1년간 힘든 시즌을 보낸 후 거의 쉬지 못하고 대회를 준비했다. 체력, 컨디션이 100%에 도달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 점을 고려해 선수들을 다양하게 출전시켜 노출될 수 있는 약점을 막아내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는 골키퍼 2명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모두 출전 기회를 잡았다. 요르단전에 선발로 나선 11명 중 9명은 조별리그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 뛰지 않았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 9명이 선발로 재출격한 요르단과 비교하면 체력을 비축한 채로 경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로테이션은 경쟁 분위기를 형성해 팀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기능도 한다. 골키퍼 송범근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선발을 장담할 수 없어 팀에 긍정적인 긴장감이 흐른다. 김 감독이 노리는 또 다른 효과다.

김 감독 전략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스트라이커 조규성과 오세훈을 번갈아가며 투입하고 있다. 김학범호의 원톱은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전방에서의 압박 수비,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까지 적극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체력 소모가 큰 만큼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마침 조규성은 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휴식을 취한 김대원이나 이동준, 김진규 등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동점골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는 했지만 교체로 들어간 이동경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것도 로테이션의 힘이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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