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라쓰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이태원클라쓰’부터 ‘쌍갑포차’까지. 웹툰 드라마 열풍이 올해도 이어진다.

지난해 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KBS2 ‘조선로코 - 녹두전’ 등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둔 작품이 여럿 등장했다. 일부는 시청률이 좋지 않았지만, 모두 화제성 만큼은 뜨겁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방송 이후 공개되는 클립 영상들이 유튜브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르거나, 특정 캐릭터와 장면이 원작과 얼마나 비슷한지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꾸준히 회자된 것.

또 대부분 원작 캐릭터와 배우들이 비주얼적으로 꽤 높은 싱크로율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 흥미를 자극했고, 전개는 원작의 서사를 센스 있게 구현해 호평받았다. 특히 지난해는 웹툰의 만화적인 요소를 과감히 삽입해 색다른 재미를 안긴 드라마도 등장, 웹툰 드라마의 진화를 보여 롱런을 기대하게 했다. 그동안은 웹툰을 드라마 문법화에 가두려고 애썼다면 변주를 보인 셈이었다. 대표적으로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드라마로 옮기기에 무리수가 점쳐지는 장면을 판타지적 요소로 구현, 기발하게 실사화시켰다.

루갈

올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웹툰 드라마 리스트만 해도 박서준-김다미 주연의 JTBC ‘이태원클라쓰’, 황정음-육성재 주연의 JTBC ‘쌍갑포차’, 최진혁-박성웅이 뭉친 OCN ‘루갈’, 이진욱-이시영의 넷플릭스 ‘스위트홈’, 김명수-신예은의 KBS2 ‘어서와’ 등이다. 원작과의 싱크로율, 드라마에서는 어떤 스토리로 귀결될지 등은 SNS에서 벌써 화제가 돼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처럼 이제 웹툰 드라마 탄생은 지속적인 걸 넘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그렇다면 제작자들이 웹툰 드라마에 꾸준히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작품을 알리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해야하는데 웹툰 드라마의 경우, 알려진 작품을 재탄생시키는 것이기에 홍보 효과가 자동으로 따라온다는 점이 꼽힌다. 현실적으로 홍보비도 절감할 수 있고, 원작 팬들이 존재하기에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 무수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인만큼, 마케팅에 공을 들여도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서 더욱 돋보이는 장점이다. 이는 곧 화제성으로 이어져 치열한 드라마 경쟁 속 비교적 안전하게 안착할 가능성도 만든다.

때문에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대중성까지는 뻗지 못하고 있다. 화제성과 시청률이 반비례인 것. 시청률이 과거처럼 드라마 성공의 잣대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대중성 평가 척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 자릿수 시청률을 내는 드라마가 대부분인 시류 속에서, 대중성을 인정받은 흥행작들은 어찌됐든 시청률 10%는 거뜬히 넘긴다.

어서와

한 드라마 PD는 웹툰 드라마의 명암에 대해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기에는 구성이 부실한 측면이 있어,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중성까지 잡지 못하는 이유라고 본다. 보통 웹툰 작가들이 스토리도 쓰고 그림까지 그리는 등 전반적인 작업에 참여한다. 한꺼번에 모든 걸 해내는 건 힘들기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전개를 어떻게 이어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손을 크게 댔다가는 원작의 색깔이 사라지는 위험성이 있어 제작진 입장에서는 원작을 얼마나 유지하고 변화를 줄지가 늘 숙제”라며 고충을 짚었다.

또 “이젠 웹툰 드라마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며 “제작자 입장에서는 기성드라마와 색깔이 달라 신선한 연출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알려진 웹툰이기에 잘만 구현하면 사랑을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갖는 게 사실이다. 시청자도 꾸준히 호응을 보내고 있어 웹툰 드라마 러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 KBS2,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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