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알못' 수장에 실리 명분 다 잃고 신뢰마저 바닥친 KIA
    • 입력2020-01-15 05:11
    • 수정2020-01-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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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
KIA 김선빈이 27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명분과 실리, 신뢰까지 모두 잃었다. 구단은 선수를 도구로만 인식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뒤늦게 발을 동동 굴러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꿩대신 닭’이라는 비판만 날아 들었다. 이 과정에 내부 관계자들끼리 신뢰에 균열이 생겨 그야말로 안되는 집안의 전형을 드러냈다. 통산 11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전통의 명가’로 불린 KIA의 민낯이다.

KIA는 14일 유격수 김선빈과 4년 총액 40억원(보장액 34억원 +옵션 6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갈 데 없는 집토끼’라고 방심하다 FA 키스톤 콤비 중 한 명인 안치홍을 놓쳤다. 부랴부랴 협상테이블 차려 김선빈을 겨우 잡은 뒤,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투수 유망주 김현수를 지명하고 미래의 선발자원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쯤되면 소 잃고 외양간은 고쳤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세간의 평가는 돈은 돈대로 쓰고, 실리는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말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며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는가 싶었는데 이후 코칭스태프 인선 등 행보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FA협상 등 스토브리그 과정을 보면 팀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뭘 추구하는지 헷갈린다.
이화원
이화원 대표이사(오른쪽). 제공 | KIA타이거즈
KIA의 시스템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먹구구식 구단 운영과 깜깜이 조직으로 “선수들의 힘만으로 우승하는 팀”이라는 달갑지 않은 얘기를 들어야 했다. 이른바 ‘비전 2030’을 발표한 뒤 조직 쇄신을 부르짖었지만, 2020년 문이 열리자마자 구태를 답습하는듯한 행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기아자동차 그룹은 지난해 4월 시즌 개막 직후 ‘감성 리더십’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허영택 사장을 전격 해임하고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이화원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야구전문가가 아닌 임원을 야구단 수장에 앉혀 낙하산 인사 논란도 없지 않았다. 특히 허 전 사장이 단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고, 비전 2030을 선포하며 강도 높은 조직 쇄신을 단행하는 등 뚜렷한 성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설명없이 시즌 개막 직후 해임한 배경에 관심이 증폭됐다.
[포토]결국 5연패에 빠진 KIA
KIA 선수들이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에서 KT에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야구단 경영은 처음인 외부 인사가 수장으로 들어오자 KIA 조직 문화도 빠르게 과거로 회귀했다.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과거 방식을 고집해 화를 키우는 우를 쉽게 범했다. 이번 FA계약 때에도 터무니 없는 금액을 구단 제시액으로 설정한 뒤 선심쓰듯 올려주는 방식으로 초기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그룹의 경영위기를 비용 절감으로 동참하겠다는 충성심에 눈이 멀어 콘텐츠 생산자인 선수들을 홀대하는 어처구니 없는 작태가 자행됐다. 사람이 아닌 도구로 접근하다보니 협상이 아닌 흥정을 하는 모양새로 비쳤다. 10년 이상 헌신한 선수에게 경의를 표하고, 구단과 그룹 상황을 설명해 진정성으로 접근하는 최근 협상 트렌드와도 맞지 않았다. 안치홍이 2년 최대 26억원에 떠나기로 마음 먹은 것도, 김선빈이 협상 테이블에서 철수하겠다는 고민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이사는 홍보 업무에 정통하다. 그 만큼 정보의 유통에 민감하다. 그런 특성에 부합해 일부 프런트와 코치가 합을 맞춰 야구를 모르는 대표이사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척하면서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은 식은죽 먹기다. 프로야구는 규모는 작지만 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이런 야구단 특성을 무시하고 팀 수장이 일부 인사들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포토] KIA, 한화 상대로 6-5 승리
KIA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BO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 전통은, 주먹구구식 구단 운영에 경종을 울리는 선수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프런트의 실책을 팬들의 환희로 덮은 것도 선수들이었다. 구단만 동의하지 않는 듯 하다. 시대는 변했고 선수들의 정보 교류도 훨씬 활발해졌다. 올겨울 KIA가 대놓고 드러낸 실책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걱정이 앞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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