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박석민, 여유가 있어~
NC 박석민이 3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준비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이지은기자] 부산 경남발 흥행 태풍이 불어닥칠 것인가. ‘낙동강 더비’로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롯데와 NC가 클럽하우스 리더를 눌러 앉히는데 성공해 올시즌 파란을 예고했다.

두 팀은 8일 시간 차를 두고 박석민(35)과 전준우(34)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박석민은 2+1년에 최대 34억원, 전준우는 4년 보장에 34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박석민은 NC와 7년간 동행을 이어가며 총액 130억원 잭폿을 터트린 셈이다. 생애 첫 FA자격을 얻은 전준우는 기대했던 수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원하는 계약기간을 보장받아 그나름대로 만족하는 표정이다. 전준우는 “지난해 이맘때를 생각하면 금액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비슷한 기량을 가진 외야수들이 FA로 받은 몸값과 비교하면 상실감이 있다”면서도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나이 때문에 가진 기량을 저평가하는 분위기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나이가 아닌 기량과 실력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선수들도 나이가 들수록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민이 2년간 옵션을 충족하면 3년째 18억원을 받는 독특한 방식으로 계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구단 신년회에 참석한 박석민은 “FA를 한 번 하기도 힘든데 두 번을 했다. 준비를 잘해서 3루수로 더 많은 이닝과 경기 수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션을 충족하려면 일정 시간 이상 출장해 기본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NC에 입단해 지난 4년간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년 보장 16억원보다 많은 18억원을 3년째 받는 조건이라면 선수에게도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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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양팀 사령탑도 환영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3루수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건강만 하면 도움이 되는 선수”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롯데 허문회 감독도 “보험을 들어놓은 것 같다. 타격으로는 믿을만한 자원 아닌가. 전준우가 타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다. 당연히 염두에 두고 전력을 구상했다. 성민규 단장에게도 전준우를 잡아달라고 얘기했다”며 든든한 표정을 지었다.

메이저리그(ML)식 구단 운영을 지향하는 양팀 단장인 만큼 솔직하고 담백하게 협상에 임했다. 박석민과 전준우 모두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점도 눈길을 끈다. 허심탄회한 얘기들로 마음과 마음을 나눈 게 계약 성사로 연결됐다. NC 김종문 단장은 “대구에 자주 갔다. 에이전트는 없지만 박석민이 프로답게 노련하고 젠틀하게 협상에 임하더라. 의견 조율 과정에 자기 의견을 충분히 얘기했다. 옵션이 많은데 본인이 그만큼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 역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클럽하우스 리더다. 선수들과는 물론 코치진, 감독과도 항상 사이좋게 지내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초반엔 이견이 있었지만, 선수도 롯데에 남겠다는 의지가 분명했고 우리도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4년을 보장했다. 에이징커브가 오더라도 경기 외적인 영향력은 건재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만 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말로 두 팔 벌려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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