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옷피셜2_롯데
안치홍.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천편일률적으로 시행되온 4년 계약의 틀을 깨뜨렸다. 선수와 구단이 물음표를 함께 공유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약을 쳬결했다. 안치홍과 롯데의 2+2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은 변화를 향한 굵직한 발자국이 될 수 있다.

전례없는 계약서다. 지난 6일 롯데는 안치홍과 2년 최대 26억원 보장, +2년 계약 연장시 최대 4년 56억원이 되는 계약을 맺었다. 덧붙여 안치홍에게 2루수 출전을 보장하며 명예회복 기회를 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계약 과정에서 획기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FA 선수와 구단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4년 보장 계약보다는 선수도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고 우리도 선수의 최전성기 2년을 함께 할 수 방법을 모색했다. 우리 구단과 안치홍 측의 뜻이 잘 맞았고 그 결과 2+2년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2년 후 시행되는 +2년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다. 첫 번째 선택권은 롯데가 갖고 있다. 2021시즌 후 롯데는 안치홍과 계약 연장 혹은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로 풀 수 있는 선택권을 실행한다. 롯데 구단이 계약 연장을 선택할 경우 안치홍은 계약 연장 또는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택을 한다. 롯데 구단 입장에선 계약 기간 4년 리스크를 2년으로 줄였고 두 달 동안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안치홍 입장에서는 2년 후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계약 기간 4년에 담긴 무거운 짐을 양측이 현명하게 풀어낸 것이다.

KBO리그 FA 계약 대부분의 계약기간이 4년이었던 것은 FA 조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FA 재취득 기한 4년 조항에 따라 구단은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의 4년 보류권을 손에 넣는다. 선수가 다시 FA 자격을 행사하기 위해선 앞으로 4년 동안 매시즌 1군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채워야 한다. FA 계약기간이 몇 년이든 4년 보류권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년 FA 계약 후 FA 재수가 불가능한 구조다.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어급 FA는 계약기간 4년을 요구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KBO(한국야구위원회)에 FA 재취득 기한 4년 조항 폐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당장 조항이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 KBO 정금조 운영본부장은 7일 “최근 선수협과 FA 제도 수정안을 논의할 때 조항 폐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하면 안치홍과 흡사한 계약이 꾸준히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안치홍 계약처럼 에이전트와 구단이 머리를 맞대고 틀을 깨부순다면 KBO리그 스토브리그도 보다 역동적이고 풍성해질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