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KIA 김선빈.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금(金)선빈(31)이다.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던 김선빈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함께 KIA 내야를 지키던 안치홍(30)이 6일 FA 자격으로 롯데와 계약해 판세가 변했다. KIA는 예상치 못한 출혈로 김선빈 잡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안치홍을 놓친 비난 여론이 거세다. 김선빈까지 놓치면 내야 안정은 물론 성난 팬심도 달래기 어렵다. 상황이 급박해진 만큼 지지부진한 줄다리기를 이어오던 협상에도 불이 붙을 예정이다. 주도권은 김선빈이 쥐게 됐다.

‘꼬꼬마 키스톤’의 절반을 잃은 KIA 팬들의 상실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믿었던 안치홍이 떠나 ‘원클럽맨’ 김선빈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구단 입장에서도 김선빈을 중심으로 내야를 재구성해야 한다. 윈 나우든 리빌딩이든 수비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내야진만 고려하면 김선빈 이에는 딱히 대안도 없다. 수비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화력도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 타율 0.292(115안타 3홈런 55타점) 5도루로 선전했다. 지표성적 이면에 감춰진 활용도는 자타공인 톱클래스다.

젊은 야수들을 중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만큼 김선빈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수비 짜임새를 고려하면 포지션 이동 카드도 꺼내들 수 있다. 박찬호가 유격수로 성장하는 게 KIA의 밑그림이라고 보면, 김선빈이 2루로 전향해 짜임새에 힘을 보태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3루는 황대인 최원준 등이 돌아가며 맡을 수 있다. 수비범위와 기동력면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

포지션 이동에 대한 김선빈의 거부감은 크지 않다. 이미 “포지션 변경은 팀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구단도 “선수의 포지션 변경은 현장 판단과 선수의 마음 문제”라며 한 발 물러선 모양새이지만, 활용성과 전력 극대화를 고려하면 김선빈의 2루 전향은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외야도 큰 문제는 없다. 리그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김호령이 복귀해 이창진, 이우성, 프레스턴 터커 등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오히려 김주찬과 최형우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이 모든 게 가능하려면 김선빈이 내야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김선빈까지 이탈하면 KIA는 야수진 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결국은 금액이 판을 좌우한다. 안치홍과 계약이 무산돼 구단 지갑 사정도 여유가 생겼다. 김선빈 안치홍 모두의 잔류를 전제로 두고 제시했던 초반 금액보다는 조금 더 얹어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매력적인 카드를 제시하지 않고서는 김선빈마저 놓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궁지에 내몰린 만큼 이제 협상의 키는 김선빈에게로 넘어왔다. 느슨했던 양측의 줄다리기가 다시 팽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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