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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020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향한 태극낭자의 격전지로도 불린다.
태극낭자는 지난해 LPGA투어 33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썼다. 올해는 ‘올림픽의 해’로 어느 때보다 상위 랭커를 향한 집안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은 6월 랭킹 기준으로 15위 이내에 같은 나라 선수는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
2019년 마지막 날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는 10위 이내에만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25)이 23주 연속으로 1위를 지킨 가운데 박성현(27)이 2위, 김세영(27)이 5위, 이정은(23)이 7위에 각각 매겨졌다. 특히 김세영의 기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5월 메디힐 챔피언십, 7월 마라톤 클래식을 제패한 그는 11월 시즌 최종전이자 여자 골프 사상 최다 우승상금(150만 달러)이 걸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시즌 3승이자 LPGA투어 통산 10승째를 챙기면서 개인 최고 순위인 5위까지 올라섰다. 현재 순위로 따지면 고진영, 박성현, 김세영, 이정은이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여전히 쟁쟁한 경쟁자가 존재한다. 김효주(13위), 박인비(14위), 유소연(18위), 양희영(20위), 허미정(21위) 등이 촘촘한 간격으로 추격권에 있다. 새 시즌 LPGA투어는 오는 16일 개막전인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34개 대회가 열린다. 올림픽 전까지 전체 60%에 가까운 20개 대회를 소화한다. 이중 1~2개 대회 우승에 성공하면 랭킹이 급변하는 만큼 현재 10위권에 든 선수들은 결코 안심할 수 없다.
4년 전 브라질 리우 땅에서 116년 만에 골프가 부활했을 때만 하더라도 태극낭자를 비롯해 전 세계 톱랭커의 관심은 비교적 저조했다. 올림픽 무대가 투어의 메이저 대회만큼 가치를 지녔는지에 대해 몸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인비가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고 대중의 커다란 관심을 받으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올림픽 무대를 동경하게 됐다.
유소연은 “(박)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딴 뒤 행보를 보면서 메이저 우승 그 이상의 임팩트를 느꼈다. 올림픽이 골프 대중화에 영향력이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고진영도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메달을 따고 국위 선양을 하면 더할 나위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리우 당시 박인비와 함께 출전한 김세영은 아예 올림픽을 겨냥한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미국 마이애미로 일찌감치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인비 언니 금메달을 눈앞에서 봤는데 감동이 말로 표현 안 되더라. 내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새 시즌은 (올림픽을 겨냥해) 첫 대회부터 피치를 올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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