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류현진, 부인 배지현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귀국
류현진과 부인 배지현씨.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류현진(32)은 25일 성탄절에 한국을 떠나 캐나로 토론토로 날아갔다. 메이저리그(ML) 토론토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서다. 테스트 결과 이상이 없다면 곧바로 입단 기자회견도 진행된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30억원) 전액보장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서부에 남길 원했지만, 지난 2002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5년 6500만)를 넘어선 한국인 투수 최다계약을 끌어내며 동부행을 택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토론토에 입성하기에 앞서 몇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게 두 가지다. 내셔널리그(NL)에 비해 파괴력이 강한 아메리칸리그(AL) 타자들과의 승부, 그리고 부상전력으로 인한 이닝 소화에 대한 의문이다.

토론토는 AL 동부지구에 속해있다. 그곳엔 토론토를 비롯해 뉴욕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속해 있다. 양키스는 ML최고 명문구단으로 월드시리즈 최다우승팀(27회)이다. 보스턴은 21세기 들어 4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통의 강호다. 최지만이 몸담고 있는 탬파베이도 올해 포스트시즌에 와일드카드로 진출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다. 투수라면 기피하고 싶은 팀들이다.

양키스는 홈런군단이다. 애런 저지, 글레이버 토레스, 지오 어셸라, D.J 르에이휴. 게리 산체스 등이 포진해있고 부상으로 빠진 리그 최고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복귀했다. 류현진은 지난 8월 25일 양키스전에서 홈런 3방 포함 4.1이닝 7실점했다. 사이영상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로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졌다. 류현진은 통산 양키스와의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71로 부진했다. 보스턴의 무키 베츠, 젠더 보카츠, 라파엘 데버스, J.D마르티네즈 등도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1선발로 예상된다. 그러나 팀 타선의 지원은 약하다. 반면 상대는 강하다. LA다저스 시절과 비교해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센터도 류현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투수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를 제치고 ML구장 홈런펙터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로저스센터는 내야 인조잔디로 땅볼 타구속도가 빠르다. 맞춰잡는 유형의 류현진에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 정교한 컨트롤과 커맨드가 요구된다. 그런 부담은 투수의 어깨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류현진이 극복해야 하는 두 번째 숙제가 이닝 소화다.

현지 매체에선 벌써부터 류현진과 계약한 토론토가 후회할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류현진은 잭폿을 터트렸지만 토론토는 그만한 효과를 못 볼 것이라는 시선이다. ESPN은 최근 칼럼을 통해 “지난 5시즌 중 160이닝 이상 던진 적이 두번밖에 없는 32세 투수에게 4년 8000만 달럭 계약은 놀라운 일이며 아마도 실수일 것이다. 토론토는 위험스러워 보이는 이번 투자에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ML에 데뷔한 지난 2013시즌(192이닝)과 재기에 성공한 올시즌(182.2이닝)을 제외하곤 ESPN의 언급처럼 16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현지에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토론토는 ‘지옥의 리그’라고 불리는 AL동부지구에 속해있고 홈구장은 홈런공장이며 내야진도 다저스에 비해 허술하다. 그래서 일부 매체는 류현진의 올해 성적으로 150이닝에 10승 평균자책점 3.51의 박한 성적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재기 가능성이 5% 미만이라는 어깨 수술을 받고서도 올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고 ML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물론 토론토를 선택하며 외부적 환경은 험난해졌다. 그럴수록 ‘괴물본색’은 진가를 드러내며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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