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양준일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펭수부터 양준일까지, 대세 스타를 시청자가 직접 만들고 소환하는 시대가 왔다.

그동안 방송이나 영화, 음악을 통해 스타들을 접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은 이들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이른바 대세가 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9년의 대세 탄생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직접 시청자가 스타를 탄생시키고 대세까지 이르게 한 뒤 매체가 이를 반영하고 있는 추세다. 시작부터 기존 스타들과 공식이 달랐던 의외의 스타들이 대중의 소환을 통해 대세로 거듭나고 있다.

선봉장에는 펭수가 있다. EBS 연습생 펭귄 캐릭터 펭수는 2019년을 대표하는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펭수는 인크루트에서 성인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의 인물’ 방송·연예 부문에서 20.9%의 득표율로 그룹 방탄소년단, 가수 송가인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펭수 신드롬을 반증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누리꾼 사이에서 펭수에 대한 입소문이 났고, 시크한 듯 하면서도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모습은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됐다. “특별한 캐릭터”로 알려졌던 펭수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겨울 개봉 대작 영화들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펼치며 패션지 화보를 촬영하는 등 톱스타가 걷는 길을 걷고 있다.

한 방송사 PD는 펭수에 대해 “예능 섭외 1순위다”면서 “펭수의 스케줄이 여전히 바쁜 것으로 안다. 펭수가 잠깐이라도 프로그램에 등장한다면 확실한 환기 효과를 줄 수 있고 화제성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펭수는 광고계에서도 이어지는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몸값 역시 2억~5억원(1년 기준 광고 모델료) 수준으로 알려졌다.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펭수는 인기도 인기지만 단순한 출연 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해 다른 콘텐츠도 생산할 수 있기에 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아는 사람만 알던’ 펭수가 어엿한 스타 대열에 합류한 것에 대해 “뿌듯하다”, “우리 펭수 파이팅” 등 흐뭇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펭수 수지 양준일 김재환
펭수와 가수 겸 배우 수지(왼쪽), 가수 김재환과 양준일. 사진 | 수지, 김재환 인스타그램 제공

대중이 소환하고, 대세로 발전시킨 스타로 가수 양준일도 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를 통해 주목 받고 있는 양준일은 유튜브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먼저 발견한 스타다. ‘온라인 탑골공원’과 같은 과거 콘텐츠가 조명 받으며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라는 수식어로 주목 받았다. 누리꾼들은 30년 전 임에도 빛나는 헤어스타일과 센스 그리고 무엇보다 그룹 빅뱅 지드래곤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양준일의 모습에 열광했다.

활동을 하지 않았던 양준일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방송가에서도 양준일 찾기에 나섰다. 이중 취지가 맞는 ‘슈가맨3’에서 양준일을 섭외할 수 있었고 대중 앞에 오랜만에 근황을 드러내게 됐다. 1991년 데뷔한 가수지만, 양준일의 노래를 10대들이 제법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슈가맨’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처럼 대중이 소환하고 ‘슈가맨3’이 불 붙인 ‘양준일 열풍’은 조만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인정 받지 못했던 양준일의 일화가 알려지며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펭수와 양준일의 사례처럼 이제 대중에게는 ‘내 스타는 내가 만든다’는 인식이 굳혀지고 있다. 최근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스타 발굴 프로그램과 나아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스타 탄생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또 먼저 알아본 스타가 성장하고, 성공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비주류에서 주류로 성장한 스토리텔링도 전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고 새로운 ‘대세 소환법’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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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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