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 촬영 현장의 부조리한 문제들을 폭로한 가운데, 오늘(16일) ‘호흡’ 측이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윤지혜는 지난 14일과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봉을 앞둔 영화 ‘호흡’ 촬영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폭로했다.

14일 윤지혜는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어갔고 제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극도의 예민함에 미칠 것 같음을 연기하게 됐다”고 회상하며 “사실 연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리 극단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라도 배우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현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온다. 온갖 상황들이 다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 현장에서 그런 감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 작품은 보통의 영화처럼 제작된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 아카데미(KAFA)라는 감독·촬영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 교육할 뿐 나머지 또한 감독이 다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로 소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나머지 외부 스태프들이 붙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이 기관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저도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며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했다. 게다가 내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무겁게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고 고충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윤지혜는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고,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윤지혜는 또 한 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신이 왜 이런 폭로글을 적었는지에 대한 적었다. 그는 “처음에는 노개런티로 해주길 제안받았지만 나는 희생, 열정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노개런티라는 말을 싫어하니 형식적으로라도 받아야겠다고 전했고 백만원으로 책정됐다”며 “노동이라 친다면 최저시급도 안되는 정말 형식적인 금액이었다. 도와달라는 요청은 반드시 해야하는 책임감을 동반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윤지혜의 폭로에 대해 ‘호흡’ 측은 16일 입장문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만기 감독의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그들의 질긴 악연을 담은 영화다. 윤지혜는 애써 현실을 외면하려 하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태로운 상태에 서 있는 정주 역할을 맡았다. 19일 개봉 예정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영화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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