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업슛 시도하는 허훈[포토]
KT 허훈.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완전한 상승궤도에 오른 부산 KT와 안양KGC인삼공사가 서울SK 대항마로 떠올랐다.

프로농구 3강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약 10일 간의 짧은 휴식기 전까지만 해도 SK, 원주DB 그리고 인천전자랜드의 상위권 구도는 굳건해보였다. 당시 2위였던 DB는 부상 악재를 이겨내고 꿋꿋하게 순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칼렙 그린, 치나누 오누아쿠 등 외국인 선수들이 빈자리를 채워왔다. 발등 미세 골절과 허리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허웅와 윤호영이 복귀한 후에는 상위권 유지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DB는 10일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패해 3연패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에서 윤호영과 그린은 패스 실책을 비롯해 불협화음이 났고, 김종규도 공격자 반칙을 범하는 등 실수가 끊이지 않았다. 전자랜드도 최근 경기 성적 10승 10패로 6위까지 내려앉았다.

대신 의외의 팀들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KT는 5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 8일 울산현대모비스와 홈경기에서 83-72로 승리해 연승 행진에 불을 붙였다. KT는 최근 경기 성적 11승 9패로 DB, 전주KCC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다. 1위 SK와 승차는 3.5경기 차다. 2라운드 시작 당시 KT는 하위권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허훈과 양홍석을 필두로 정확도 높은 3점슛을 선보이며,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는 중이다.

‘양궁 농구’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두 사람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각각 16.4점, 12.1점이다. 허훈은 최근 5경기에서 3점슛을 2~5개씩 꽂아넣고 있다. 양홍석도 지난 8일 경기에서 3점슛을 4방이나 쏘아올리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경기당 평균득점은 선두 SK보다 우위에 있다. KT의 평균 득점은 83.8점, SK는 82.5점이다.

양희종 3점슛에 환호하는 문성곤[포토]
KGC 양희종. 안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더 무서운 팀은 KGC인삼공사다. 그 누구도 KGC인삼공사의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공격 주축인 오세근이 지난 1일 전자랜드 전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 보였다. 오세근은 어깨 인대 파열로 최소 3~4개월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악재에도 팀은 더 굳건해졌다. 최근 경기 성적 12승 8패로 SK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있다. 비어있는 주전 자리 공백을 채우기 위해 벤치 멤버들이 배로 뛰었다. 눈에 띄는 스타 플레이어와 압도적인 외국인 선수 없이도 상승세를 달릴 수 있는 이유다. KGC인삼공사의 벤치 득점은 평균 33.7점으로 1위 SK(평균 33.9점)와 큰 차이가 없다.

어린 선수들도 꾸준히 성장세를 타고 있다. 박지훈, 변준형, 문성곤이 베테랑 선수들의 뒤를 받치며 제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김승기 감독 역시 “어린 선수들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선두권에 안착해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제 선두권 팀들의 맞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KT는 11일 SK와, KGC인삼공사는 14일부터 DB, SK와의 연전을 앞두고 있다. 굳건한 1위 SK와 그 뒤를 맹렬히 좇는 KT, KGC인삼공사의 승부가 3라운드의 판도를 가를 예정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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