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올림픽기 앞세우고 입장하는 러시아 선수들
지난해 2월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도핑 문제로 출전이 제한된 러시아 선수단이 올림픽기를 앞세우고 입장을 하고 있다.평창 |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도핑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국제 대회에 향후 4년간 출전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주요 해외 언론의 한국시간 9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반도핑기구(WADA) 집행위원회 특별회의 결과 만장일치로 러시아의 국제 대회 4년 출전 정지가 결의됐다. WADA의 결의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종목 세계연맹 및 협회가 받아들이면 러시아는 향후 4년간 주요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고, 국가대표팀을 출전시킬 수도 없게 된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카타르월드컵 등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도핑 결과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2017년 12월 ‘회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의 반도핑 규정 위반과 맞물린 징계였다. 이로 인해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의 국가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도핑 규정을 모두 통과한 선수만 개인적으로 출전이 가능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제한된 신분으로 유니폼에는 국기가 없었고, 시상식에는 국가도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는 당장 다음해 7월 개막하는 올림픽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IOC는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ROC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ROC는 7월 말 “IOC로부터 도쿄 올림픽에 참가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RUSADA가 올해 초 WADA에 제출한 소치 올림픽 약물 검사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실제로 조사 결과 약물 테스트 중 다수가 삭제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논란이 커졌다. 미국반도핑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단체에서는 러시아 선수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주장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됐다.

러시아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실제로 금지되면 동·하계 올림픽 판도가 크게 변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경우 동계올림픽 강국이라 메달 싸움에 큰 지형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열렸다. 여자 피겨에서 유영 등 한국 기대주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자배구대표팀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확률이 존재한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여름 러시아에 패해 본선 티켓을 아쉽게 획득하지 못했다. 물론 여자배구대표팀은 다음해 1월 열리는 아시아 최종예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러시아 징계로 인해 변수가 생겼다.

RUSADA가 이번 징계에 불복하면 앞으로 21일 내로 상소할 수 있다. 상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중재될 예정이다.

다만 다음해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는 문제가 없다. UEFA의 경우 WADA에서 규정하는 메이저 대회 조직으로 분류하지 않아 징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