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프로듀스’ 조작 논란은 법정으로 갔지만 CJ ENM과 Mnet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Mnet ‘프로듀스 X 101’ 투표 조작 혐의로 기소된 제작진과 기획사 관계자들의 첫 재판은 오는 20일 열린다. 앞서 검찰은 CJ ENM의 안 PD와 김 국장을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제작진과 기획사 임직원 등 6도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의 적힌 정보에 따르면 ‘프듀듀스’는 전 시리즈가 조작됐고 시즌을 거치며 방식은 더 대담해졌다. 공소장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Mnet은 이에 대해 공식입장 공개를 고심했지만 결국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앞선 입장과는 다른 책임있는 입장이 나와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시간은 충분했다.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서 사실관계와 책임소재가 더 명확하게 가려질 전망이지만 이번에도 CJ ENM은 Mnet, Mnet은 연예 기획사 뒤에 숨은 모양새다. 초기 의혹제기 단계부터 경찰수사 의뢰, PD 수첩 방송, 관계자 구속에 이어 기소까지 사건의 중요한 포인트와 변곡점이 존재했는데 그때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Mnet과 CJ ENM은 항상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아이러니하게 논란과 비난이 커질수록 정작 당사자인 Mnet과 CJ ENM이 아닌 연애기획사가 더 거론되고 있다. 물론 향응을 제공하며 부정한 청탁을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Mnet과 CJ ENM이 자신들 입맛의 맞는 K팝 아이돌을 만들기 위해 조작을 했는지 여부다. 앞서 PD수첩 방송 당시에도 해당 소속사 이름만 언급됐던 것과 같이 이번에도 연예기획사 이름과 일부 멤버와 참가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정작 Mnet과 CJ ENM은 은근 쓸적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다.

연예기획사가 Mnet을 대신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면 안 PD와 김 국장은 CJ ENM 고위 간부를 대신하는 모양새다. 경찰은 CJ ENM의 부사장 겸 엠넷 부문 대표인 신모 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CJ ENM 음악 콘텐츠를 전담하며 프로듀스 시리즈를 총괄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프로듀스’는 시즌1,2를 거치며 CJ ENM의 중요한 사업으로 성장했다. 단순히 남·녀 K팝 아이돌을 탄생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그자체로 수억 혹은 수십억이 아닌 수백억 이상의 매출을 보장했고 파생되는 경제효과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정도다. 과연 이러한 거대한 사업을 단순히 제작진과 기획사의 유착과 청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미 공개됐듯이 자신들의 정해놓은 연습생을 어떤 이유나 기준으로 정했는지 확실하게 밝혀내야 한다. 이제 재판으로 넘어가면 더 이상 숨을 수는 없겠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꼬리자르기’식의 대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Mnet과 CJ ENM이 초기에는 심각성을 간과했고 이후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식으로 전환을 꾀했는데 오히려 이는 스스로 책임을 져버리는 행동이다. 결국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며 이러한 대처는 팬들의 더 큰 비난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신 부사장은 거취는 변함이 없다. 상식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조작여부 관여나 인지를 떠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현재 CJ ENM과 Mnet 역시 다양한 대안을 놓고서 진정성있는 대책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보상 방안은 물론 아이즈원과 엑스원 행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던지 적지 않은 후폭풍은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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