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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과 김광현.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최고의 투수인만큼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거라고 본다.”(류현진) “현진이 형의 뒤를 잇는 투수가 되고 싶다.”(김광현)

류현진과 김광현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다. KBO리그에서 함께 뛸 땐 소속팀은 달랐지만 늘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경쟁자이자 동료였고, 태극마크를 달고 합류한 대표팀에서는 국위선양을 위해 힘을 합치는 최고의 동반자였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대표 좌완 투수가 됐고, 김광현은 KBO리그를 평정한 최정상급 좌완 투수로 성장했다.

그런 두 선수가 약 1년 만에 시상식장에서 해후했다. 상황도 절묘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해 거취를 물색중이었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시점이었다. 메이저리그 소속팀을 찾고 있는 공통분모를 지닌 두 선수가 한 장소에서 만나니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에이전트가 열심히 일 하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후배 김광현에 대한 질문엔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1년 만에 봤는데 몸도 좋아 보이고 얼굴도 밝아보였다. 미국 진출 선언 후 따로 연락은 안했다. 아직은 말하기 조심스럽다. 진행이 되면 자세하게 얘기를 할 것이다. 김광현은 한국 최고의 투수다. 몇년 전 부상도 있었지만 재활해서 잘 해결했다.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며 김광현의 빅리그 성공을 전망했다.

김광현은 “(류)현진이 형을 1년 만에 만났는데, 나보다는 형이 어디 갈지가 더 이슈인 것 같다. 어느 팀에 갈 것 같냐고 물었는데 서로 에이전트에게 맡긴 상태라 상황을 잘 모른다. 나도 메이저리그로 가게 되면 적응 문제 같은 것들을 더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진이 형을 따라가려면 나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현진이 형 경기도 챙겨봤는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존경스러웠다. 형의 뒤를 잇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류현진을 멘토로 삼아 많은 도움을 받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내년 시즌엔 두 선수가 한 팀에서 공을 던지는 그림을 상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서로 다른 리그로 가서 최대한 상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밖에서 만나면 반갑겠지만 경기장에서 만나면 아무래도 서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김광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같은 팀에서 뛰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가까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친하게 지내면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며 류현진의 모든 것을 흡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좋은 투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 첫째는 무조건 건강이다. 그리고 팀원들과 언제 친숙해지느냐도 중요하다. 먼저 다가가서 선수들과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김광현도 “메이저리그를 가는 것이 내 목표다. 마이너리그는 의미가 없다. 후회 없이 하고 오겠다”며 성공 의지를 밝혔다.

최종 행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최고의 좌완 류현진과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상상만으로 즐거움과 흥분을 선사한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평균자책점 1위라는 역사를 써낸 류현진처럼 김광현도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서 성공 계보를 잇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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