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힘찬 투구하는 배제성
kt 선발투수 배제성. 2019. 8. 1.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죽순’같은 선수들이 출현해 주목받았다. 어제 아침까지 얼굴만 살짝 내민 죽순이 다음날 30㎝이상 쑥 자라나는 것처럼 올시즌을 기점으로 폭풍성장한 선수들이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19 프로야구 올해의 상’ 성취상은 프로무대에서 새롭게 눈 뜨며 성장한 선수에 주어지는 최고의 상이다. 올해도 성취상을 놓고 경쟁한 후보군은 쟁쟁했다. 투타에서 리그를 대표할 여러 선수들이 있었다. 그 중 우완투수 배제성(23·KT)이 폭풍 성장세로 눈길을 끌었다.

빠른 공이 인상적인 배제성은 올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31.1이닝을 소화하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76를 기록했다. 비록 소속팀 KT는 가을잔치 문턱에서 탈락했지만, 그의 활약 덕분에 KT는 시즌 중반까지 치열한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다. 배제성은 지난 2015년 프로 데뷔한 이래 4년간 매미 유충처럼 땅속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올해 KT 이강철 감독의 눈에 띄어 선발 후보군에 합류하며 날개를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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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 수원|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사실 프로 문턱도 간신히 통과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롯데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2017년 KT로 트레이드 됐고 올해 만개했다. 부쩍 성장한 기량과 함께 품성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경기 후 코치,포수,전력분석원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다. 형식적으로 1~2번 하는게 아니다. 인사는 그의 몸에 배어 있는 루틴이다.

유소년상의 주인공은 대구북구 유소년팀을 지도하고 있는 홍순천 감독이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그는 그라운드에서 공정과 평등을 실천하고 있다. 대구 북구 유소년팀 선수들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타순과 포지션도 스스로 결정한다. 선수들이 원하는 투수와 유격수, 4번 타자 등 인기 포지션은 돌아가면서 맡는다. 야구가 좋아 찾아온 선수들에게 결과를 중시하는 기존 시스템이 아닌 과정을 맨 앞에 두었다. 그 결과 승리를 떠나 다양한 참여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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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직업은 따로 있다. 몸을 쓰며 열심히 벌어 유소년팀에 사용한다. 그는 선수들의 유니폼 비용도 따로 받지 않고 대신 야구화, 베팅장갑 등을 슬쩍 선물한다. 학부모로부터 식사 대접도 일체 받지 않는다. 대신 학생에게 밥 잘 사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홍 감독은 새로운 스포츠 패러다임으로 미래의 보물을 키워가고 있다.

성취상을 받는 배제성과 유소년 상을 받게 된 홍 감독은 다음달 5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리는 ‘2019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크리스털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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