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올림픽기 앞세우고 입장하는 러시아 선수들
도핑 문제로 출전이 제한된 러시아 선수단이 2월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올림픽기를 앞세우고 입장을 하고 있다.  평창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전 국가적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러시아가 향후 4년간 주요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영국 BBC 등 주요 해외 언론들은 27일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2월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집행위원회 특별회의를 개최해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의 4년 자격 정지 처분을 결의할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WADA의 제안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종목 세계연맹 및 협회가 받아들이면 러시아는 앞으로 4년간 주요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 국가대표팀을 출전시킬 수도 없게 된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자국에서 개최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도핑 결과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혐의 때문에 2017년 12월 ‘회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RUSADA의 반도핑 규정 위반과 맞물린 징계였다. 이듬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의 국가 자격 참가가 금지됐다. 도핑 규정을 모두 통과해 결백이 입증된 선수만 개인적으로 출전이 가능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제한된 신분으로 유니폼에는 국기가 없었고, 시상식에는 국가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WADA의 권고로 러시아는 당장 내년 7월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IOC는 평창 대회를 끝으로 ROC에 대한 징계를 해제한 상태였다. ROC는 7월 말 “IOC로부터 도쿄 올림픽에 참가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9월 RUSADA가 올 초 WADA에 제출한 소치 올림픽 약물 검사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 실제 약물 테스트 중 다수가 삭제됐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미국반도핑위원회를 비롯해 주요 단체에서는 평창 대회보다 더 강력한 조치인 ‘러시아 선수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실제로 금지되면 동·하계 올림픽 판도가 크게 변할 전망이다. 한국 입장에선 지난 여름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러시아에 패해 획득하지 못했던 여자배구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살아날지 궁금하게 됐다. 물론 여자배구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아 최종예선을 통해 한 번 더 도쿄행에 도전할 수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여자 피겨에서 유영 등 한국 기대주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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