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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뮤지코인 대표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임창정의 ‘소주 한 잔’, 이선희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소방차 ‘어젯밤 이야기’. 벅 ‘맨발의 청춘’, 편승엽 ‘찬찬찬’, 구창모 ‘희나리’, 심신애 ‘세상은 요지경’ 등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국민 가요다. 이 곡 외에도 수많은 명곡들이 시대를 초월해 10년, 20년이 지난 지금도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이 명곡들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좋아하는 음악을 공동 소유할 수 있는 ‘뮤지코인(MUSICOIN)’에서 원하는 곡을 원하는 만큼 구매하면 끝. 뮤지코인을 이용하면 누구나 명곡을 소유하고, 원저작자 사후 70년간 발생하는 저작권료 수익(인접권의 경우는 발매일로부터 70년간 보호된다.)을 매월 받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작생태계에 자동적으로 후원하게 된다. 이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은 현재 경쟁 모델이 없는 독점적인 사업모델이다. 미술품이나 건물 같은 유형의 자산은 쪼개서 보유할 수 없지만 무형의 음악 저작권은 원하는 비율만큼 분할 구매해 공동 소유할 수 있다. 저작권자는 수십년간 조금씩 받는 저작권료를 목돈으로 한번에 받을 수 있으며 팬들에게 특별한 기회를 선물해줄 수 있고, 해당 아티스트의 팬들은 단순히 팬으로서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해당 곡의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 획기적인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을 개발한 정현경 뮤지코인 대표를 만났다.

◇ ‘뮤지코인=음악의 가치에 함께 한다’는 의미

아티스트들이 많이 활동하는 서울 합정동에 뮤지코인 사무실이 있다. 그 곳에서 만난 정 대표는 뮤지코인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전에, 왜 회사명을 뮤지코인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해외에서 같은 이름의 암호호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명에 코인(Coin)이 들어가니 언뜻 암호화폐로 생각된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뮤지코인은 암호화폐가 아니다”고 말했다. 뮤지코인은 ‘Music Copyright Investment’의 약자로 음악에(Music) 같이(co) 한다(in)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코인은 동전 같은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의미로도 사용 가능하다. 즉 음악 저작권의 가치에 같이 참여하며 소액으로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와 무관하다는 설명 외에도 정 대표는 뮤지코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뮤지코인의 사업은 핀테크, IT 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된 사업이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업은 이를 핀테크로만 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예술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케이팝(K-Pop) 붐이 일면서 케이팝을 사업에 접목한 이들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크게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는 사실이 정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정 대표는 “그들이 하는 것은 앞으로 나올 음악들에 관한 것”이라면서 “저희는, 그리고 저희가 취급하는 것은 이미 세상에 공개된 곡들이다. 지향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 경쟁업체 없는 독점적 사업모델 ‘매력적’

이렇게 뮤지코인에 대해 강변하는 정 대표는 아이디어가 아주 많은 천상 사업가다. 미국 남가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 와세다 비즈니스 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카이스트(KAIST) 정보통신미디어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연세대학교 IT-CEO 과정 수료 등 기업 경영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 한국이러닝산업협회 부회장, 한국인터넷학회 부회장, 창조경제확산위원회 위원, 전자신문 독자운영위원 등 대외적인 활동도 활발히 해온 바 있다.

특히 바비킴의 ‘가슴앓이’, 양파의 ‘기억할게요’, 버스커버스커의 ‘서울사람들’, 울랄라세션의 ‘너와 함께’, 슈퍼주니어KRY의 ‘SKY’ 등 다수의 히트곡을 작사한 히트 작가가이기도 하다.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작사가로 활동한 경력이 뮤지코인 사업모델을 구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듯 보인다.

당초 정 대표는 공유경제 모델에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 하에 사업성이 높은 아이템을 검토했는데 뮤지코인과 재능공유 사업모델 ‘원데이클래스’를 두고 끝까지 고민했다고. 정 대표는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결핍되는 요소가 있다고 봤다”면서 “혼자 있고 싶다는 요구와 외롭고 싶지 않다는 요구가 모두 강조되는 상황에서 같은 취미,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배우는 공유경제 모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 대표는 원데이클래스와 뮤지코인 두 개를 놓고 고민하다가 ‘세계 최초라는 오리지널리티’와 ‘우리의 생활에 접목되는 최초의 IP금융모델’이라는 매력점을 살려 뮤지코인을 최종 택했다. 정 대표는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을 싫어한다. 모두가 함께 잘 먹고 잘사는, 상생하는 사업을 지향한다.”며. “그 탄생이 바로 뮤지코인이다.”라고 말했다. 뮤지코인은 아직 대중에게는 멀게만 느껴지고 어려운 공유경제와 금융, IT를 남녀노소, 시대를 분문하고 사랑받는 생활문화인 ‘음악’에 접목시킨 신개념 융합플랫폼이다. 뮤지코인에 들어온 사람들. 즉 음악을 만들고, 향유하는 음악 생태계 내 모든 사람들은 ‘저작권 공유’를 통해 모두가 윈윈하고, 만족하는 상생을 함께 그려나간다.

◇ 무형의 저작권을 디지털 자산으로 계량...저작권자 권리 개선
뮤지코인
 출처 | 뮤지코인 홈페이지

뮤지코인은 확실히 경쟁모델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아티스트들에 대한 저작권료나 처우가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는 성공을 예감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아직 저작권을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강했다. 실제 제1금융권에서 저작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제2금융권에서는 저작권 담보대출이 가능하지만 목돈이 필요할 경우 높은 이율로 빌려야 해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 대표는 이 점에 착안했다.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을 한 번에 양도받되 저작권자가 원하는 비율만큼 쪼개서 양도받을 수 있도록 했다. 100% 중 30%, 50%, 100% 등 선택적 양도가 가능하다. 뮤지코인은 자체 개발해 특허 낸 저작권료 예측 시스템을 통해 과거 저작권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발생될 저작권료를 계산,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산정해 목돈을 저작권자에게 증정한다. 원저작자는 뮤지코인을 통해 팬들과 새로운 공유 문화로 소통하며 수월하게 창작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새로운 창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저작권을 양도받은 뮤지코인은 해당 저작권을 좀 더 작게 나눠 옥션에 공개한다. 옥션에 참여한 이들은 소액으로 저작권료 지분을 획득한 후, 가치가 올랐을 때 판매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보유해 매달 일정 금액의 저작권료 수익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원저작권자들은 뮤지코인을 통해 팬들의 애정도를 확인하고, 공유 옥션으로 음악의 가치까지 상승하게 돼 저작권 공유에 동참하게 된다.

정 대표는 뮤지코인의 공유 옥션 수익을 5:5로 나눈다. 스티브 잡스가 앱스토어를 만들면서 7:3으로 수수료율을 정했는데 이것이 스탠더드가 돼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7:3으로 수익을 나눈다. 뮤지코인은 저작권자가 획득하는 수익을 50%까지 올려 케이팝 생태계, 저작권자의 권리가 좀 더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 저작권 낙찰가 대비 최고 2900%까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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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평균 수익률을 봤을 때 뮤지코인 투자가 적금이나 주식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출처 | 뮤지코인

그렇다면 실제 뮤지코인으로 저작권을 구입하면 높은 수익을 벌 수 있을까? 정 대표는 시장에 공개된 지 얼마 안 된 최신 가요의 경우, 재생되는 횟수가 많아 초기 수익은 높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저작권료 수익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대신 3~4년차에 진입하면 인기 가요의 경우 발표 당시만큼은 아니어도 꾸준히 저작권 수익을 안겨주므로 롱런할 수 있는 곡을 선택하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령 ‘불후의 명곡’이나 ‘슈가맨’ 같은 인기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그램에 과거의 히트곡이 노출되고 리메이크된다면 원곡의 인기도 다시 급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트와이스의 ‘우아하게’의 경우 낙찰가가 2900% 상승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매 최소단위 시작가가 7000원이었는데 최고가 21만원에 낙찰을 받은 것이다. 열성팬은 가격의 고저를 막론하고 순전히 ‘팬심’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저작권을 높은 가치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기에 높은 상승률이 나타나기도 한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 외에도 뮤지코인은 IT 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기술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에 기반한 저작권 수익률 예측이 굉장히 정확하다. 이 예측치를 근거로 향후 70년간 벌어들일 수 있는 저작권 수익을 결정하고 경매를 진행하는 것이다. 뮤지코인은 해당 프로그램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남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정확한 저작권 시세예측이다.

정 대표는 “저희의 예측은 정확도가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 분기(2/4분기)에는 99.9%의 정확도를 입증했다고 한다. 이번 분기에 이만큼의 저작권료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거의 맞아 떨어지기에 투자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 사업이 성장할수록 모두 ‘윈-윈’하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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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뮤지코인 대표

정 대표는 스스로를 ‘안정적인 승부사’라고 표현했다.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만 도전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길 싸움에만 뛰어든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사업 모델이 어느 정도 리스크를 만들지 몰라 사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배제했다. 정 대표가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뮤지코인은 사업이 번창할수록 피해를 입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저작권자로서는 뮤지코인이 목돈을 얻을 기회와 오랜 시간 지난 곡에 인기를 더해주는 효과를 제공한다. 특히 하락장의 암호화폐 시세,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정세에 따른 주식 약세와 달리 음악 저작권 시장은 불황이 없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도 기대해 볼 만하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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