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석혜란기자]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182센티의 훤칠한 키에 남다른 비율, 여기에 친근한 말투를 앞세워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빈다. 웹드라마 '마의 19세'의 출연을 계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좋아하는 울리는'에 출연해 신인 연기자로서 새로운 길을 하나하나 걸어가고 있다. 모델계 핫루키에서 '라이징' 신인 배우로 거듭난 현우석(19, 에스팀).


현우석은 3년 전 모델계에서 핫루키로 떠올랐다. 모델로는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년 '슈퍼콤마비 2018 S/S 쇼'로 데뷔해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의 무기는 여심을 자극하는 순수함과 남성미를 동시에 갖춘 묘한 분위기와 깡패같은 비율. 춘천 소년의 순박한 느낌은 덤이다. 다채로운 그의 매력에 '현우석 앓이'를 양산할 정도로 데뷔 초부터 전성기를 누렸다. 아무렇게나 툭 걸친 니트와 통바지로 무심한 듯하면서도 스트리트 감성 물씬 나는 스타일, 조각 같은 몸매와 카리스마로 신장의 한계를 극복한 모델이다.


매력적인 오라로 '현우석 신드롬'을 일으키며 2017년 패션계를 주름 잡은 현우석은 모델 한성민과 브이로그 형식의 웹드라마 '마의 19세'에 출연해 현실과 가상이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하는 썸 케미를 보여주는가 하면, '좋아하면 울리는' 1화에서는 '좋알람'앱으로 어떤 드라마 전개를 이끌어갈지 아주 중요한 예시를 보여주는 역할로 눈도장을 찍었다.


얼마 전에는 배우 정유미와 남주혁이 주연인 '보건교사 안은영' 촬영을 마치고 '2020 S/S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다시 모델로 돌아왔다. 차근차근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모델 겸 배우 현우석을 에스팀 사옥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인 현우석은 춘천 출신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춘천과 서울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스무살이 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자 바로 "나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제가 고3이라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거든요. 춘천과 집을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웃음) 스무살이 되면 먼저 자취도 하고 싶고, 혼자서 여행도 가고 싶어요. 특히 여행은 제가 유일하게 하나 정해둔 버킷리스트 중 하나거든요."


유튜브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 형식의 웹드라마인 '마의 19세'로 연기 신고식을 마쳤다. 소감으로 "'마의 19세'는 대본도 있었지만 정말 연기 같지 않았어요. (한)성민이와 평소 일상 모습을 촬영한 브이로그로 생각될 정도로요. 스타의 일상생활을 보여줬다고 생각돼요. 그래서 드라마를 보시는 팬분들이 '진짜 아니냐'고 댓글을 달아 주시더라고요. 정말 그런 반응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같이 웃고, 같이 어딜 간다든지 밥도 먹으면서 활동하는 것까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좋아하는 감정 하나만 빼고 다 리얼로 보면 될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 이상형에 대한 질문에는 "강아지상을 좋아합니다. 성격은 저랑 잘 맞으면 좋겠고요. 저는 조용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저와 같이 조용조용한 스타일의 여성 분을 좋아합니다"라고 밝혔다.


작은 얼굴에 넘사벽 비율 그리고 생김새까지 흡사 배우 김수현이 떠올라 기자는 '김수현 닮았다는 소리 듣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민망한 듯 웃어 보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이거 정말 말 잘해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긴 한데, 학교 선생님께만 들었지 모델 동료들이나 회사에선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열일곱의 나이로 일찍 모델계에 입문했다. 헤어스타일부터 영락없는 고등학생 이미지가 짙게 묻어나 고전하다 우연히 촬영 도중 머리를 '반삭'(반만 삭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몇 번이나 고민한 끝에 강행했고, 그날부터 현우석이라는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헤어스타일이 전형적인 학생이었어요. 모델로서는 너무 학생같다고 생각하고 지내다가 회사에서 촬영을 잡아 주셨는데 매니저님이 저에게 머리를 자를 수 있다 했어요. 그래서 '자르면 뭐 얼마나 자르겠어'라는 생각에 그러자 했죠. 그런데 반삭이었지 뭐예요.(웃음) 회사에는 하기 싫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그 뒤로 저만의 색이 잡힌 느낌이었어요. 그때부터 쇼도 많이 들어오고 찾아주시고, 모델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게 된 계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반삭하자고 한 촬영 관계자분들께 감사해요."


182cm로 모델 치고는 작은 키지만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핫루키로 떠올랐다. "솔직히 키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 분들이 옷을 만들면 자신이 입히고 싶어하는 스타일이 있어요. 스키니하든지 근육질이라든지. 많은 체형이 있는데 저는 스키니한 몸매에 속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몸매가 요즘 트랜드에 아주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크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이런 점들 때문에 디자이너들의 러브콜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델 3년차. 갑자기 연기자로 노선을 바꾼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갑자기라기보다 원래부터 준비해왔다고 답했다. 모델과 연기자를 꿈꾸고 아카데미와 연기학원을 병행해서 다닐 만큼 차곡차곡 준비해왔다고 한다. "갑자기 데뷔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배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직업입니다. 연기 학원도 좀 다녔거든요. 연기학원 다닐때 배우에도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 아마 모델을 할 지 연기를 할 지 고민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먼저 모델 데뷔하며 활동하다 좋은 기회가 와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거고 시작은 지금에서야 하는거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알아보는 사람은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아 아직도 어색하다는 현우석은 아직도 사인이 없다며 민망해했다. "따로 집 밖에 나간다든지 길을 지나갈 때 알아보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아무래도 제가 모델이다보니까 팬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간혹 패션 위크 기간때 '사인해달라', '사진 찍어달라'면서 알아봐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아직까지 사인이 없어서 지금은 이름 석자를 끄적이고 있습니다. (웃음)"


그는 지난 8월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드라마 초반부에 스케이트장에서 '좋알람'이라는 앱이 어떤 앱인지 잠깐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로 출연했다. 대사는 없었지만 조금이나마 실수를 줄이기 위해 춘천에 있는 스케이트 연습장에서 연습을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비중이 강한 캐릭터는 아니에요. 극중 1화에 잠깐 출연했어요. 거기서 '좋알람'이라는 앱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예시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그 앱이 10미터 반경에 가면 울리거든요. 그걸로 제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알람을 울리는 역할이었어요. 중요한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배우들과 정말 또래 친구들하고 놀듯이 즐겁게 촬영했어요. 어떤 배우에게 전해 들었는데 감독님이 정말 저를 좋아하셨다고 들었어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잘생긴 친구가 와서 좋았다고 칭찬해주셨다 하더라고요. 그때 정말 기분 뿌듯했어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돼고 좋더라고요."


친구들과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주변 반응이요? 방송을 캡처한 사진을 보내주면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신기하다고 잠깐인데도 너인지 알아보겠다며.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축하도 많이 받았어요."


연기와 모델. 두 분야를 동시에 영리하게 해내고 있는 현우석에게 각각의 매력은 뭐냐고 질문했다. "모델은 관객들에게 옷을 표현하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그런 반면 배우는 관객들에게 그 캐릭터를 공감시키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두 직업에 대한 차이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목적으로 공감을 시키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앞으로 모델이건 배우건 어떤 위치에 서든지간에 대중에게 '공감'을 잘 시키는 배우가 돼고 싶습니다"라고 진중하게 말했다.


평소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고 묻자 보통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지낸다고 말했다. "학교를 자주 안나가다보니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그동안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묻곤 해요.(웃음) 취미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것 같아요. 제가 집이 춘천이다 보니까 종종 자전거를 타러 다녀요. 아니면 친구들과 풋살을 하거나 걷는 걸 좋아해서 이곳 저곳 걸어다니곤 한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변호인'을 인생영화로 꼽은 그는 롤모델로 배우 송강호를 꼽았다. 현우석은 "어렸을 때부터 옛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작품들을 즐겨보고 또 좋아했어요. 묵직한 울림이 있다고나 해야할까. 특히 송강호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반해버렸거든요. 관객을 압도하는 감정 표현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시대극을 꼭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그의 활동 계획이 궁금했다. 아직도 대중에게 자신을 10%도 못보여줘서 아쉽다는 현우석은 모델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모델활동이랑 연기랑 꾸준히 병행할 예정입니다. 모델 활동도 하면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배우로서도 활동을 계속 할 예정이고요. 대중에게 저에대해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하려고요."


꿈을 향해 당차게 한발 내디딘 '순수 청년'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글·사진 ㅣ 석혜란기자 shr1989@sportsseoul.com, 현우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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