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하성, 절대로...아웃 아닌데!
야구대표팀의 김하성이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3회 이정후의 안타로 1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다 아웃 판정을 받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은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외교력 부재를 드러낸다. 국제무대 위상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메가 스포츠대회에서조차 석연찮은 판정에 시달린다. 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랭킹 3위에 올라있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야구의 입김은 그리 강하지 않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일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개최한 프리미어12에서도 그렇다. 종주국 미국과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른 슈퍼라운드 첫 경기는 일본의 의도가 엿보였다. 초대대회 우승국인 한국을 최대한 괴롭혀야 일본야구의 우수성이 부각된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듯 하다. 심판 배정부터 어이없는 오심까지 그 형태도 다양했다.

[포토] 김경문 감독, 미국이 아무리 강해도...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도열해 선수들을 독려하고있다. 도쿄(일본)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는 WBSC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에서 9회말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존이 대표적이다. 당시만 해도 변방으로 분류되던 한국이 ‘감히’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눈앞에 두자 대놓고 쿠바 편을 들었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5년 프리미어12 등은 최대 스폰서인 일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WBSC의 노골적인 편들기가 도드라졌다. 한국은 국제대회를 할 때마다 불공정 경쟁을 하면서도 성적을 냈다. 세계가 깜짝 놀란 이유이자,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거센 저항에 시달리는 이유다.

세계수준으로 성장한 펜싱이나 양궁, 사격 등은 한국에 대한 견제가 매우 심하다. 한국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경기 방식을 변경하는 행태를 부끄러움 없이 자행하고 있다. 태권도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력의 다변화’다. 특정 국가가 독식하면 종목 흥미가 반감되니 여러 나라가 돌아가며 성적을 내는 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거나 이른바 종주국 자존심이 실추되는 것이 두려워서다. 투자하고도 소득이 없으면 돈을 낼 이유가 사라진다. 스포츠는 자본 전쟁과 다름없어 후원사가 없으면 국제대회를 치르기 어렵다. 자본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포토] 개막 선언하는 정운찬 총재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C조 서울 예선 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정운찬 KBO총재가 개막 선언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국은 스포츠 투자에 인색한 대신 ‘성적만 내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거듭되는 일본의 횡포에도 “실력으로 뛰어 넘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여러번 해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제사회의 동반자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이유다.

우선 이번 오심 사태는 WBSC에 엄중 항의해야 한다. ‘팀이 이겼으니 그만’이라는 생각은 선수단의 권리다. ‘불이익을 당했다’는 합리적의심이 드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커미셔너의 의무다. 프리미어12에 한국이 정예멤버를 파견하지 않으면 대회 흥행에 직격탄이라는 점도 강조해야 할 요소다. 어차피 한일전이 아니면 일본인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운 대회다.

다른 한편으로는 야구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 국제대회를 할 때마다 일본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니, 한국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현대 스포츠, 특히 올림픽에서 퇴출과 재진입을 반복하는 야구는 자본 논리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당당한 국제사회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려면 이른바 강대국이 하는 만큼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유도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도 커미셔너의 의무다. 입으로만 동반성장을 외치기보다 정치인 경험과 경제학자 논리를 무기로 정 총재가 일을 해야 할 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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