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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잇츠 쇼타임(It’s show time)’이라는 국민 프로듀서 대표의 멘트처럼 ‘프로듀스’ 시리즈는 거짓쇼였을까. ‘투표조작’ 의혹이 현실로 드러나며 후폭풍이 거세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안준영PD가 전체 4개 시즌 가운데 최근 두 시즌에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하며 이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활동에 차질이 생겼다.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X)’는 지난 7월 종영 후 조작의혹이 제기됐다. 최종회 투표수에서 일정 배수로 투표차가 나는 등 정황이 포착됐고 시청자들은 ‘프듀X’ 진상위를 꾸려 조작 의혹에 대한 진실을 요구했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 CJ ENM과 소속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수사는 전 시리즈는 물론 타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기, 배임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 와 김용범 CP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안 PD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 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차례 넘게 접대를 받았는데 한 번에 수백만 원씩 전체 접대 액수가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방송된 ‘프듀X’와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의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PD는 2016년과 2017년에 방송했던 프로듀스 시즌 1과 2의 조작 혐의는 부인했다. 순위 조작 의혹을 받는 연습생이 소속된 기획사 한 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한경찰은 Mnet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CJ ENM 전체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프로듀스 48’과 ‘프듀X‘를 통해 탄생한 아이즈원과 엑스원(X1)이 가장 먼저 활동을 멈췄다.

아이즈원은 11일 첫 번째 정규앨범 ‘블룸아이즈(BLOOM*IZ)’ 발매를 연기했다. 이에 앞서 쇼케이스가 취소됐고 ‘컴백쇼’와 다른 예능 방송프로그램이 모두 방송연기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고척돔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며 데뷔한 엑스원은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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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금부터다. ‘프듀X’의 투표 결과 조작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멤버 변동이나 여러 변수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가운데 일부 기획사들은 두팀 모두 향후 활동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J ENM이 멤버를 교체해서라도 무리하게 활동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아이즈원의 경우에는 이미 1년이상 활동을 한 상황이라 선택의 폭이 더 좁은 상황이다. 물론 경찰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향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멤버와 팬들에게 큰 충격과 여파를 남길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런 책임을 엑스원이나 아이즈원 멤버들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과 책임 소재는 분명 CJ ENM과 Mnet이 가지고 있다. ‘자신의 OOO에게 투표하라’며 국민 프로듀서를 운운했던 것이 결국은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제작진이나 해당 PD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Mnet과 CJ ENM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CJ ENM은 그들의 활동을 통한 다양한 수익 뿐만 아니라 KCON과 MAMA 등 자신들의 다양한 사업에 간판으로 이용하고 있다. 분명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그룹으로 K팝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최근 두 시즌에서는 조작을 통해 이를 악용했다. 그렇기에 제작진 선에서 꼬리자르기식 책임론을 제시하거나 일부 기획사에게 책임은 전가한다면 오히려 이에 대한 더 큰 반발과 비난 여론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Mnet은 구속영장 심사 직전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앞으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던 Mnet은 결국 활동 연기를 선택했다. 어쩌면 ‘투표조작’ 논란의 후폭풍은 지금부터가 진짜일 수 있기에 CJ ENM은 특정 제작진 뒤에 숨지 말고 자신의 말을 꼭 지킬 수 있는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한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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