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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17일 본지와 인터뷰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을 맺은 박항서 감독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올해의 감독상을 받는다.

베트남 축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박 감독은 2019 AFF 어워즈 올해의 감독상 수상 주인공이 됐다. 박 감독은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가해 수상할 예정이다. AFF 어워즈는 2013년 시작된 이벤트로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올해의 감독상을 비롯해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팀, 올해의 심판 등을 선정한다. 동남아시아 축구를 관장하는 AFF가 주관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올해로 역대 네 번째 시상식이 열리는데 박 감독은 동남아시아 최고의 지도자로 공인 받게 됐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후 2년간 실패 없이 질주하며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올랐다. 베트남이 염원했던 동남아시아의 월드컵 스즈키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초에는 아시안컵 8강에 오르며 아시아 축구 중심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수상에는 스즈키컵 우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박 감독을 선임할 때 스즈키컵 우승을 최우선순위로 꼽았는데 기대대로 베트남은 챔피언에 등극했고, 박 감독도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 됐다. 박 감독은 AFF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인으로 또 하나의 커리어를 세웠다.

박 감독 수상은 베트남 정서를 고려할 때 상징성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AFF 올해의 감독상 주인공은 태국의 키아티삭 세나무앙 감독이었다. 태국의 경우 베트남의 최대 라이벌로 지난 몇 년간 동남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박 감독 부임 후에는 베트남이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세가 역전됐다. 이번 수상을 통해 베트남이 한 수 위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게 됐다. 베트남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 상을 받는 것도 처음이라 박 감독 수상은 더 가치가 있다.

박 감독은 지난 5일 베트남축구협회와 재계약을 맺었다. 7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계약에 대한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계약 연장 후 첫 행사에서 AFF 올해의 감독상을 받는 기쁨을 누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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