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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가 비용 문제로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신차 비중을 1/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020년부터 전기차충전용 전기에 대한 특례요금 해지를 결정하면서 운영 비용이 늘어나 효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차량 공유 서비스나 렌터카 서비스에서 전기 자동차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요금 인상은 정확한 표현으로 하면 전기차 충전요금의 ‘인상’이 아니라 ‘정상화’다. 애초에 정부가 2017부터 올해 말까지 3년 동안 전기차의 민간보급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한전으로서는 3년간 할인 기간이 끝나게 됐으니 이전 요금으로 원상 복귀시키는 것뿐이다.
업계는 전기차 충전 특례요금이 사라지면 충전요금은 ㎾h 당 현행 80~100원 수준에서 최소 2.5배, 최대 3배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전기차 구입 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전기차 대당 구매보조금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 기준으로 2020년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대당 100만원 정도 깍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구입 부담은 훨씬 더 커지는 것이다.
이렇게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는 전략과 전기차 유지비용이 높아지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자동차공유 업체나 렌터카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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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가격도 비싸고 충전 시간이 길어 가솔린·디젤차량 대비 운행시간이 훨씬 짧아 대당 수익이 적다”면서 “여기에 요금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사실상 저렴하고 연비 좋은 디젤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충전요금 인상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직 전기차만 운영하는 제주도의 렌터카 업체 ‘이카(ecar)’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카는 제주도와 서울 두 곳에서 전기차 렌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 충전요금이 비싸지면 정부가 장려한 전기차의 장점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카 측은 “제주도에서 전기차 구입비용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어 내연기관 차량과 경쟁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에서 친환경 전기차량 보급을 장려해왔는데 이번 충전요금 할인 혜택이 사라진다면 전국에서 전기차량이 가장 많은 제주도가 유독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고 있고 미세먼지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늘린다고 하지만 최근 전기차 정책을 보면 이러한 움직임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현실”이라며 “수소 차량에 대한 적극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수소 전기차는 아직 보급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최소한 기존에 준하는 지원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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