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태형-장정석 감독, 미디어데이는...웃으면서!
두산 김태형 감독과 키움 장정석 감독이 21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미소짓고있다.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드디어 우승으로 가는 최후의 관문이 열린다. 긴 여정의 마지막 길목에서 두산과 키움이 만난다. ‘관록’의 두산 김태형(52) 감독과 ‘패기’의 키움 장장석(46)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정상에 도전한다.

두산에 올시즌은 ‘미러클(Miracle·기적)’ 그 자체다. 정규시즌 마지막 11경기에서 9승1무1패라는 기적적인 승률로 SK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무려 9경기차를 뒤집는 역전쇼로 ‘미러클 두산’의 저력을 재확인했다. 기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에서 팀을 재정비할 충분한 시간도 벌었다.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 분위기가 좋다. 부상도 없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리즈에 임한다. 여느해와 비교해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분명한 건 여기까지 오면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마지막날 우승 확정 기운을 이어 꼭 우승하겠다”며 담담한 어조로 KS 우승컵 재탈환의 의지를 밝혔다.

2015년 김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 두산은 2010년대 중반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무대를 밟는다. 첫 해는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거쳐 KS에 올라 삼성을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고,이듬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준우승.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아쉽게 SK에 패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 KS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 있다. 그러나 비장함 속에 여유가 넘쳤다. 상대 경계선수에 대해 김 감독은 “모두가 좋은 선수들이다. 그 중 조상우가 좀 많이 던지는 것 같다”며 특유의 유머를 섞어 경계심을 드러냈다. 상대선수에 대한 덕담을 해달란 진행자의 질문에도 “덕담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키움은 5년 만에 KS 무대를 밟는다. 노련한 김 감독과 만나게 될 장 감독은 패기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키움의 무서운 오름세를 지휘하고 있는 그는 “이 자리에 앉은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선수들에게 한 번 더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나를 비롯한 코치진, 우리 선수 모두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KS가 마지막 관문이니 1% 힘도 남김 없이 이번 시리즈에 쏟겠다”고 말했다.

불펜진을 총동원하는 신들린 ‘벌떼 야구’로 준PO와 PO를 넘어선 장 감독의 빼어난 용병술도 주목받고 있다. 장 감독은 이날 ‘최근 키움 관련 기사 댓글을 본 적이 있는가’라는 말에 “기사를 안 본지 오래됐다”고 웃었다. 그러자 직접 MC가 “직접 읽어드리겠다”며 ‘감독 3년 차에 명장길 걷는 중’, ‘알고보니 가을 승부사’, ‘우주의 기운이 키움이 모이고 있다’ 등 최근 그를 칭송하는 팬들의 댓글을 나열했다. 장 감독은 수줍게 웃더니 “나 혼자 다 할 수 있는 건 없다. 스태프와 선수들이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번 시리즈도 다같이 모여서 힘을 합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5년 연속 KS 무대를 밟는 ‘여우같은 곰’ 김 감독과 이번 포스트시즌 눈부신 지략을 펼치며 ‘가을 승부사’라는 애칭을 얻은 장 감독의 목표는 같다. 그 목표를 달성하는 이는 둘 중 한 명 뿐이다. 우승을 가리는 두 팀의 KS 1차전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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