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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네이버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네이버가 국내 대표 디지털화폐로 자리 잡기 위해 네이버페이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다.

11월 네이버페이 분사를 앞두고 네이버가 오프라인 사용처를 크게 늘리는 한편, 네이버페이 사용률이 높은 스마트스토어 입점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까지 지원함으로써 사실상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화폐로 떠오르고 있다.

◇ 네이버페이 분사 금융기업 바라본다!

네이버는 네이버 사내 독립기업(CIC)인 네이버페이를 오는 11월1일 네이버 파이낸셜(가칭)로 분사하기로 결정하고,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로 내정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페이는 분사를 통해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용이해지고,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금융 사업자들과의 긴밀한 협력과 투자 유치도 추진할 수 있어 새롭게 열리고 있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에 쏟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네이버페이는 기존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지불 수단으로 사용처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26일에는 QR코드를 활용한 오프라인 간편 주문·결제 솔루션 ‘테이블주문’도 선보였다. 이 테이블주문은 식당에서 앱으로 주문하고, 결제하고, 실제 이용후기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네이버는 테이블주문 결제에 등록한 신용카드 외에 네이버페이로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 앱 설치 없이 3000만명이 사용하는 네이버 앱을 통해 결제할 수 있어, 테이블주문이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사용을 장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18일 지역 사업자들의 손쉬운 사업관리를 돕는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앱도 선보였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는 통합검색, 지도 등 네이버의 여러 플랫폼에 지역 사업자가 업체를 노출시킬 수 있는 서비스다. 업체를 등록한 후 네이버 예약 파트너 센터에서 제공하는 예약, 테이블주문 등 사업 과정에 도움을 주는 비즈니스 툴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들의 사용이 기대되는 서비스다.

여기에다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 밴드페이지 등 UDC(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통해 얻게 되는 광고수익도 네이버페이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사용 확산을 위해 충전금액에 추가 포인트를 증정하고, 결제금액의 일부분을 네이버페이로 캐시백해주는 등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네이버 서비스와 제휴처에서 네이버페이를 쓸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페이 선물하기
네이버페이 포인트 선물하기는 월 최대 50만원까지 선물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페이
◇ 기존 화폐처럼 페이 포인트 송금 가능까지

네이버페이는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 마찬가지로 ‘1포인트=1원’의 가치를 지니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자체 포인트다. 현재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30만여 곳이 넘는 온라인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권, 호텔, 가전제품, 음식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는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가맹점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네이버페이는 원화에 준하는 가치를 지니게 됐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의 행보를 보고 “법정화폐가 아니지만 법정화폐에 준하는 가치를 지니고, 가격 변동성이 없어 사실상 ‘스테이블 코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쯤 되니 업계에서는 원화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대안화폐(Complementary currency)’로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이 조금 더 늘어난다면 사실상 신용카드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같은 경쟁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지원하지 않는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도 추가함으로써 사실상 송금 기능도 갖춘 셈이다. 네이버는 이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을 알리기 위해 지인에게 포인트를 선물하면 1000원(1000포인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양도 이용약관
네이버페이 이용약관에 명시된 포인트 양도 관련 내용. 출처 | 네이버페이

◇ 대출, 자산 운용 등 금융 서비스도

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의 월 결제금액을 약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월 네이버페이 결제 사용자 수는 1090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네이버 앱의 사용자 수가 3000만명이 넘는 점을 고려할 때,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용자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결제하고 직접 만든 콘텐츠를 통해 포인트를 받은 후, 다시 네이버 쇼핑에서 사용하는 등 네이버페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페이는 통합 계좌조회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토스(TOSS)와 닮아가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내 통합 계좌조회를 통해 타 금융기관이나 서비스를 통해 개설한 계좌와 카드 등에 대한 정보를 네이버페이 안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미 자동차세, 재산세, 등록면허세, 주민세 등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추후 네이버 파이낸셜로 분사된 후에는 세금 납부, 대출, 자산운용 등 금융 서비스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페이 통합계좌조회
네이버페이의 통합계좌조회 서비스.  출처 | 네이버페이

하지만 이런 네이버페이의 광폭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임명수 한국P2P금융투자자협회 회장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 결제금액이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은행이 아니다”면서 “가령 100만 포인트를 충전하기 위해 100만원을 네이버에 송금해야 하는데 고객 돈을 예치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임 회장은 “현재 네이버페이가 충전 보너스나 결제 금액의 일부 캐시백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모두 기간 한정 이벤트다. 현금과 포인트의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하고, 충전(입금)한 사용자들에 대한 보상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사용자를 위한 안전장치가 제도로서 갖춰져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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