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는 유상철 감독…인천이 써내려가는 눈물의 '희망 일기'
    • 입력2019-10-21 05:30
    • 수정2019-10-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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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이 지난 19일 K리그1 성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을 끌어안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인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쏟아낸 뜨거운 눈물은 남몰래 투병 중인 사령탑을 향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결국 충격적인 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들을 통해 최근 불거진 유 감독의 건강 악화설에 대해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인천은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불거진 유 감독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유 감독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황달 증세를 보여 성남전이 끝난 후 병원에 입원해 현재 정밀 검사를 앞둔 상태다. 감독의 쾌유를 간절히 기도해달라”는 전달수 사장의 당부를 직접 발표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된 건 지난 19일 성남 원정에서였다. 인천은 이날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에서부터 외인 스트라이커 무고사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2무1패로 무릎 꿇었던 ‘성남 징크스’ 끊어낸 것은 물론, 자력으로 10위에 오르며 강등권 탈출까지 성공한 의미 있는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후 인천 선수들은 얼굴을 파묻은 채 꽤 오랜 시간 눈물을 흘렸다. 코치진은 물론,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까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선수단 전체가 눈물바다가 됐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상황, 단순히 잔류권 진입을 기뻐한다기에는 석연치 않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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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가 20일 유상철 감독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공식 인정했다. 제공 | 인천유나이티드
◇ 신중한 인천 “그릇된 소문과 추측성 보도 자제해달라”

해명까지 걸린 시간은 하루뿐이었으나 그 사이 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특정한 병명과 증세 진행 정도로 시작된 추측은 투병 시작 시기, 선수단 고지 시점, 가족력 여부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특히 성남전 벤치에 있을 당시 찍힌 클로즈업 사진에서 유 감독의 병세가 완연히 드러나면서 중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대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유상철 이름 세 글자가 내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발표문에서 드러난 구단의 태도는 여느 때보다 신중했다. 항간에 떠도는 유 감독의 병력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내놓기보다는, 성남전 이후 보인 장면들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관계만 밝히는 선에서 그쳤다. 오히려 “유 감독이 이번 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구단을 사랑하는 팬 여러분도 감독의 쾌유를 간절히 기도해주길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구단은 이후 발생하는 모든 소식을 가감 없이 사랑하는 팬 여러분과 미디어 관계자 여러분께 공유할 것을 약속한다. 미디어 관계자 여러분은 그릇된 소문과 추측성 보도 등으로 유상철 감독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당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유 감독은 성남전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그동안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음에도 못 가져온 것, 현실에 대한 한 등이 폭발했던 것 같다. 지금 인천이 위험한 위치에 있어서 승리에 대한 감동이 크지 않았나 싶다. 나도 울컥했다”며 “전날(18일)이 내 생일이어서, 나한테 주는 선물로 우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는 농담까지 덧붙여 자신의 현 상황을 알리는 것을 피했다. 구단의 조심스러운 대응도 이런 사령탑의 의사를 존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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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인천 감독이 19일 K리그1 성남전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눈물로 증명한 투혼…잔류왕 인천, ‘가을동화’ 써낼까

인천은 지난 4월15일 욘 안데르센 감독과 작별하며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빠르게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약 한 달간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를 지속하며 다른 팀들에 비해 유독 새 사령탑 선임에 고심했다. 그렇게 선택한 인물이 유 감독이었다. 누구보다 화려한 현역 생활을 했으나 지도자의 길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던 유 감독에게도 인천 사령탑 자리는 절체절명의 기회였다. 5월14일 새 감독으로 부임한 후 전반기 내내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새판짜기를 마친 이후에는 인천의 순위를 차츰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울산, 전북, 대구 등 상위권 강팀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리며 꼴찌 탈출에도 성공했다.

유 감독 부임 이전 11경기를 치른 가운데 1승을 얻는 데 그쳤던 인천은 유상철 체제에서 5승을 추가했다. 모두 녹록지 않은 원정 경기에서 추가한 승리들이다. 최근 5경기 결과로만 좁혀보면 ‘2승3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는 등 기세가 최고조다. 유 감독의 투병 소식이 전해진 날, 선수들은 눈물의 투혼으로 10위(6승11무17패·승점29)에 올라서며 마침내 ‘경제인’을 ‘인경제’로 뒤바꿨다. 아직 최하위 제주 유나이티드(4승11무19패·승점23)와도, 10위 경남(5승13무16패·승점28)과의 차이도 크지 않아 서로의 결과에 따라 막판까지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인천이 유상철 감독의 ‘마지막 잎새’가 되어줄 수 있을까. ‘잔류왕’의 가을 동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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