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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대형 깃발.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포스트시즌에만 보이는 진풍경이 있다. 바로 각 구단 로고가 크게 새겨진 대형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이다. 외야 펜스 바로 뒤는 물론 안전펜스가 설치된 관중석 상단에는 이닝 교대 때마다 대형 깃발이 속도와 방향을 짜맞춘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9일 잠실구장에도 대형 깃발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 대형 깃발을 흔드는 기수들은 어떤 방식을 통해 선발될까. 키움 팬 김지원(27)씨가 잠실구장에서 직접 질문을 건넸다.

키움의 경우 일반인에게 기수 역할을 맡긴다. 팬클럽인 서포터즈나 구단 열혈팬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키움 김정민 마케팅 팀장은 “서포터즈에 운영을 맡기지는 않는다. 아르바이트 공고를 올리거나, 우리가 아는 지인 분들 위주로 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팬은 웬만하면 뽑지 않는다.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깃발 담당만 총 16분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팬을 뽑지 않는 이유로 “예전에 열혈 팬께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구하기 힘들다 보니, 아르바이트로 지원한 후 경기 당일에 깃발을 놓고 도망간 적이 있다. 이 일을 겪은 이후 기수를 선발할 때 팬이 아닌 분을 우선 고려한다. 선발된 분들에게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올 수 있도록 부탁했다. 그래야 전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웃픈’ 과거를 공개했다.

무게가 상당하다보니 기수는 주로 남성이 맡는다. 김 팀장은 “깃발 무게는 성인 남성 혼자서 충분히 들 수 있는 정도다. 다만 여성분들이 들기엔 무거워서 체격 좋은 남성분들 위주로 선발한다. 스케쥴에 맞춰 한 명씩 깃발 하나를 맡아서 진행한다. 딱 그 일(깃발 드는 일)만 전담해서 응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깃발 기수의 업무는 키움의 성적에 따라 좌우된다. 김 팀장은 “멀리서 응원하는 저희도 선수들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한 게임 한 게임 집중하면서 승리를 응원한다. 저희는 끝까지 키움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가을잔치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을 한국시리즈까지 잇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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