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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전양판점에 위치한 발뮤다 매장.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지난해에는 원가로 내놓아도 잘 팔렸는데 올해는 할인해도 잘 안 팔립니다. 이번 주 제품 사간 손님을 한명도 못봤네요”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가전 양판점 매장 직원은 일본산 소형가전 발뮤다 제품의 판매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 정부의 수출제재 이후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확산되면서 발뮤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때 발뮤다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과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를 인식시켜 ‘가전계의 애플’로 불렸다. 발뮤다는 국내에서만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급감하며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서는 메인 부스 자리마저 뺏기며 눈치밥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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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내 위치한 발뮤다매장. 스포츠서울DB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서울에 위치한 주요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과 가전 양판점, 팝업스토어 등을 찾아 발뮤다의 판매동향을 살펴봤다. 이들 업체들은 발뮤다 전 모델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10~15%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9월에는 할인 행사도 활발히 진행됐으나 반응이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판매 직원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발뮤다 매장에는 토스터기, 공기청정기, 가습기, 선풍기 등을 중심으로 진열돼있다. 매장별로 할인율은 상이하지만 평균적으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할인행사를 진행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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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팝업스토어 내부에 의류와 함께 진열된 발뮤다 토스터기. 발뮤다 공식 수입원은 ㈜한국리모텍으로 이곳 매장에서는 위탁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 강남구 소재 백화점에서 발뮤다를 판매하는 한 직원은 “세일을 이달 초부터 말까지 진행하는 데다 고급 식기(트레이)까지 덤으로 증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반응이 솔직히 시원찮다”면서 “지난해 대비 최대 30%까지 할인을 하는데 인기가 시들해 다음달에도 다른 프로모션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래 세일은 1년에 한번 정도만 일시적으로 했지만 판매량이 줄어 세일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백화점에서 타 브랜드 가전을 판매하는 타사 직원은 “우리 백화점에서는 발뮤다 브랜드를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지하 1층에 타사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하도록 했는데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량이 줄면서 결국 회사에서 부스를 빼라고 요청하면서 그 자리마저 뺏겼다. 또 AS서비스가 느린 점도 불만사항중 하나였다. 결국 옷가게 층으로 부스가 옮겨져 편집샵처럼 옷과 함께 가전 일부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계약도 단기계약형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발뮤다....
맘스홀릭 카페에 올라온 일본 가전 불매독려의 글.

다만 토스트기 등 일부 제품 등을 중심으로 조용히 문의를 하는 손님도 간간히 목격됐다. 하지만 이들도 구매를 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을 하더니 다시 다른 매장으로 지나치는 모습이 다반사였다. 판촉활동을 벌이는 직원들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한 가전 양판점 직원은 “토스트기 등 제품은 그래도 신혼부부들이 입소문을 듣고 종종 사긴 하셨다”면서 “유니클로처럼 저가브랜드는 타격이 크지만 우리는 고급 브랜드여서 믿고 사는 팬층이 있어 큰 타격은 없다”고 반박했다.

가전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발뮤다 구매를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육아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진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의 회원들은 일본 불매 운동을 위한 원산지 표시 및 대체 상품 정보 제공하는 사이트를 올려 문제되는 기업의 상품 구매를 지속적으로 자제하자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백화점에서 만난 소비자 정현진(33)씨는 “발뮤다 제품이 입소문이 좋아 사려고 했지만, 다른 대체상품이 있어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심지어 제품도 워낙 고가로 거품이 많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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