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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우석 전문기자] 한우가 들었다는 프리미엄 라면 ‘라블링’ 먹어보니.
영화 ‘기생충’의 연교(조여정 분)처럼 ‘한우 채끝살을 썰어넣은 짜파구리’까지는 못먹더라도, 한우가 들었다는 라면 ‘라블링’은 먹을 신세가 됐다. 라면 4봉지 들이 한 팩에 1만~1만1200원. 1봉지에는 2500~3000원 꼴이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사실 우린 술집과 식당에서 별 것 아닌 ‘해물라면’이니 ‘해장라면’ 등을 7000~1만원 씩 주고 먹기도 한다. 명색이 한우라지 않나. 육우도 미국산, 호주산도 아닌.
라면 티백과 호랑이 떡복장으로 히트를 이어나가고 있는 ‘팔킨’이 만든 프리미엄 한우라면 ‘라블링’은 한우 쇠고기 국물맛을 재현했다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소확행’ 상품이다.
지방층이 골고루 퍼진 쇠고기를 그대로 그려넣은 충격적인 봉지 디자인부터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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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건더기 스프와 분말스프, 감자전분 유탕면이 들었다. 포장을 들여다보면 기대와는 달리 건더기 스프에는 소고기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건표고 건당근 건미역 건파 등 채소 일색이다. 대신 분말스프에 한우소고기분말(2%)이 들어있다고 적혀있다. 진사골추출물분말도 들어있다.
한번 끓여봤다. 레시피(조리예) 대로 했다. 물 500㎖를 붓고 끓으면 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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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넣지않은 대신 대파를 넣었다. 곧 라면이 완성됐다. 참고로 기자는 수십년 째 라면을 상식해온 사람이다. 라면에 대해선 ‘헤비유저’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조심스레 라면을 한젓가락 집어 들어올려 후후 불면서 입에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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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구수한 향기에 매콤한 첫맛이 혀에 붙었다. “어랏? 익숙한 걸” 꽤 친숙한 향과 맛이다. 향은 신라면과 유사하지만 자극적인 맛은 덜하다. 충분히 물을 잡았지만 오히려 적게 잡은 듯 진한 향을 낸다. 향에는 고급스러운 느낌도 난다. 대파를 넣었지만 육개장과는 다르다.
고깃국물 같지는 않다. 그냥 뼛속까지 ‘라면 맛’이다. 다른 음식과는 다르다. 물론 육개장 남은 국물에 라면 스프를 넣었다면 이런 맛이 났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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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한 표고버섯까지 있어 전체적 모양새나 느낌은 신라면(블랙)과 더욱 닮아있다. 감자전분 면이라 꼬들한 느낌이다. 맵고 짠 국물이라 별 무리없이 조화를 이룬다. MSG를 넣지 않았다는데 스프 맛의 밸런스를 잘 잡은 듯 하다. 다만 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아! 밥은 말아야 한다. 남긴 국물이 왠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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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스턴트 라면이란 가장 대중적 음식 중 하나지만 저마다 호불호가 갈리고 각자의 레시피가 존재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라블링은 특별한 입맛보다는 기분을 충족시키는 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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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정도는 먹어줘야, 라면 점심이 쓸쓸해 보이지 않을테지’ 이정도 기분만 건져도 라블링은 훌륭한 한끼가 된다. 그래서 세제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컵라면 스타일까지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않다. 그래도 명색이 ‘프리미엄’인데 컵라면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다.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즐기고 싶을 때를 대비해 사두면 좋을 듯 하다. 특히 혼자있는 휴일이 많을 때는.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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