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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제공|OCI

[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OCI·LG화학 등 에너지업계가 경제성·친환경성을 고려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전지 수요 급증에 따라 늘어나는 폐배터리를 놓고 업체들이 활용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관리기준이 없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 확대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OCI는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OCI는 현대차그룹과 손잡았다. 양사는 지난 9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 및 분산 발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OCI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태양광발전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OCI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까지 현대차 그룹과 국내와 북미 지역의 OCI 태양광발전소에서 폐배터리로 재활용이 가능한지 실험해보는 단계”라며 “이를 통해 재활용이 확실히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되면 재활용 ESS결합 사업모델로 분산형 에너지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해 OCI는 한국 공주에 위치한 7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4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실증사이트로 제공하고, 전력변환장치 공급과 설치 공사를 맡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제공 및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주요 요소에서 물질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양극재 구성 물질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이 모두 고가이므로 원재료의 가격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유용한 안이다. LG화학은 이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최근 벨기에 양극재 대표 업체인 유미코아 사(社)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도 함께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미코아와의 배터리 재활용 협업은 논의 초기 단계다. 구체적인 방향이나 범위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물질 추출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전기차 폐배터리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양극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기술은 상용화돼 있지만, 고농도의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은 최초라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내년부터 초창기 출시된 전기차들의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에 앞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르면 올해 말 기술 개발을 완료해 내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행보에 대해 “전기차의 배터리는 10년 정도 지나면 효율이 떨어진다.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이 많은 시점인데 업체 측에서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데에 지방자치단체 등도 반색을 표하고 있다”며 “미국 테슬라, 독일의 BMW 등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폐배터리를 가정, 산업용 ESS로 재사용하고 있다. 선제적 사례들을 살피고 실정에 맞는 방법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r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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