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
양궁대표팀 장혜진이 2016년 8월1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바늘구멍을 뚫는 치열한 경쟁에는 ‘간판’도 예외가 없다.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궁수 장혜진(LH)은 지난 24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끝난 2020년도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배점합계 34점으로 최종 순위 22위에 올랐다. 3차 예선 진출 커트라인인 20위 안에 들지 못한 장혜진은 태극마크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 7월 열리는 도쿄 하계올림픽에도 나갈 수 없다.

장혜진은 양궁계에서 상징적인 선수다. 최근 몇 년간은 태극마크를 놓치지 않고 성과를 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은메달을 각각 하나씩 획득했고, 2015년 방콕 아시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두 개를 따내며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다. 실력은 물론이고 스타성까지 갖춰 한국 양궁의 얼굴로 불렸다. 이번 선발전 탈락이 더 충격적인 이유다.

달라진 선발전 방식이 장혜진 탈락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양궁협회는 지난해까지 기존 국가대표는 3차 선발전부터 참여하게 했다.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준 셈이다. 올해부터는 더 세밀한 경쟁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1라운드부터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했다. 장혜진은 1차 선발전서 14위에 그치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2차 선발전 들어 성적이 더 떨어지면서 태극마크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장혜진 탈락은 외신에서도 다룰 만큼 큰 뉴스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협회 내부와 선수들 사이에서는 ‘그럴 수 있는 일’로 여긴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원래 국가대표 선발전이 가장 치열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큰 충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혜진은 상징적인 선수여서 파장이 조금 크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여자부 1위는 세계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이 차지한 가운데 이은경, 최미선(이상 순천시청)이 뒤를 이었다. 신예 궁수 안산(광주체고)도 4위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이우석(국군체육부대)이 1위에 올랐고, 맏형 오진혁(현대제철)이 김우진(청주시청)은 각각 2,3위에 올랐다. 4위는 김필중(한국체대)이다.

도쿄로 가는 길은 아직 험난하다. 남녀부 상위 8위 안에 포함된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위해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게 된다. 상위 4명은 11월22~2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결정할 3차 선발전은 다음해 3월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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