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카소렌스탐박성현
제공 | 세마스포츠마케팅

[양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레전드와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어우러진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 첫날 포섬매치에서 박성현(26)과 아니카 소렌스탐(46·스웨덴) 조가 우승했다.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21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리조트 코스에서 열린 대회 포섬 매치에서 최종 합계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한국 골프 ‘살아있는 레전드’ 박세리 여자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LPGA투어 메이저 10승 통산 72승의 주인공인 소렌스탐, 멕시코 국민 영웅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열정의 골프 스타 줄리 잉스터(미국)가 레전드 선수로, 박성현과 렉시 톰슨(미국), 태국 간판스타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호주 교포 이민지가 현역 톱랭커로 나란히 출전하는 이벤트다. 첫째 날인 21일엔 레전드 4인과 현역 4인이 각각 1명씩 2인 1조로 포섬매치를 치르고 둘째 날인 22일엔 현역 4인이 펼치는 스킨스 게임으로 진행된다. 이민지와 잉스터, 박성현과 소렌스탐, 박세리와 톰슨, 오초아와 쭈타누깐이 각각 팀을 이뤘는데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최종 2개 홀을 남겨두고 오초아-쭈타누깐 조에 1타 뒤진 2위를 달렸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오초아-쭈타누깐 조가 1타를 잃으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최종 18번 홀(파5)에서 승부가 엇갈렸다. 오초아-쭈타누깐 조가 연속 보기를 범한 가운데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파 세이브에 성공, 역전 우승을 해냈다.

박성현은 이날 생일을 맞아 어린 시절부터 동경한 소렌스탐과 한 조로 라운드를 돌면서 의미있는 추억을 쌓았다. 11번 홀에서는 소렌스탐, 오초아, 쭈타누깐이 중심이 돼 갤러리인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 회원과 박성현에게 깜짝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박성현은 우승 직후 “생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성격이다. 그런데 오늘 소렌스탐과 (오초아-쭈타누깐) 팀이 노래도 불러줬다. 26년을 통틀어서 최고의 생일 선물이다. 못 잊을 것 같다”고 감격해했다. 소렌스탐은 “박성현의 장거리 드라이브에 감탄했다. 가끔 퍼트로도 많은 세이브를 했다. 정말 즐겁고 서로 응원하면서 많이 웃었다. LPGA투어에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데 미래를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박성현을 칭찬했다.

이민지-잉스터조가 4오버파, 박세리-톰슨 조가 9오버파로 뒤를 이었다. 현역 은퇴 이후 골프 클럽을 전혀 잡지 않았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연습에 매진했던 박세리 감독은 긴장한 나머지 1번 홀 티샷을 OB 지역으로 보냈다. 박세리-톰슨 조는 첫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5번 홀에서 절묘한 어프로치를 뽐내면서 처음으로 환하게 웃더니 7~8번 홀 연속 버디 퍼트에 성공, 톰슨과 하이파이브하면서 현역 시절 느낌을 재현했다. 박 감독은 “첫 티샷을 하기 위해 1번 홀에 올랐을 때 선수 때 감정을 그대로 느꼈다. 마음만큼 몸은 안 따라줬다. ‘연습 왜 했나’싶을 만큼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웃으며 “그래도 대회를 하면서 이렇게 웃으면서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여러 선수들과 함께 한 시간이 상당히 의미있고 좋았다”고 말했다.

익일엔 스킨스 매치로 넥스트 제너레이션 선수 4인 샷 대결이 펼쳐진다. 18홀 각 홀마다 상금이 걸려있다. 상금은 해당 선수 이름으로 강원도 산불 이재민 돕기에 기부된다. 설해원 레전드 매치는 태풍 ‘타파’의 북상 소식에도 2000여 갤러리가 모여 열띤 분위기를 이끌었다. 운영기획을 맡은 세마스포츠마케팅 측에 따르면 대회 양일 12만 원짜리 티켓 2000장이 모두 팔려나갔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LPGA 신·구 스타의 샷 대결에 수많은 골프 팬이 몰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