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전역투펼치는양현종
KIA 좌완 선발투수 양현종이 지난달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매 시즌 마음 한구석에 도전이라는 단어가 있다.”

올 시즌 지옥과 천당을 오간 끝에 위대한 시즌으로 마무리한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31)은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간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뒤 18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 입성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전날 NC와의 홈경기에서 올시즌 마지막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승패 없이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29경기에 나서 184.2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로 마쳤다. 5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고 2007년 KBO리그 데뷔 이후 개인 최저 평균자책점 기록을 세웠다. 단순히 수치를 떠나 올시즌은 양현종 야구 인생에서 가장 배움이 많은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없이 5패만 떠안으면서 평균자책점도 8.01에 달했다. 팀 성적도 추락했고, KIA를 이끌던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이어졌다. 에이스로 책임감을 느낀 양현종은 김 전 감독 사퇴 소식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보란 듯이 5월부터 부활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을 5월 4.04로 떨어뜨리더니 6월엔 3.31, 그리고 9월 2점대로 시즌을 마치더니 시즌 끝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결국 조쉬 린드블럼(두산)이 철옹성처럼 지키던 평균자책점 부문 1위로도 올라섰다.

양현종은 “처음에 혹사 논란 등 내 주위로 여러 잡음이 많았다. 당시 해명 아닌 해명을 했지만 그것을 증명한 것 같아 뿌듯하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선발 로테이션을 잘 돌았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올시즌 터닝포인트를 묻자 의외로 시즌 4번째 패배를 기록한 지난 4월 11일 NC전을 꼽았다. 양현종은 “주변에서는 내가 완봉승한 경기(8월4일 NC전, 9월 11일 롯데전)를 가장 기억할지 모르지만 난 당시 NC전 8이닝 3실점 경기다. 이전까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조기 강판당했다.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막막했다”며 “투수는 이닝을 소화하면서 감각을 찾아야 하는데 당시 8이닝을 던지면서 확실하게 경기 운영 등을 다시 터득한 듯 했다”고 말했다.

KIA 서재응 투수 코치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양현종은 “선수 생활을 같이했기에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하고 알아줬다. 최선참으로 한 시즌을 치른 게 처음이었는데 서 코치께서 유독 ‘편하게 경기하는 것’을 강조했다. 경기장 밖에서부터 늘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멘탈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도 밸런스를 되찾는 데 도움을 줬다. 초반 스피드는 괜찮았지만 밸런스가 무너져 몰리는 공이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본인의 경험도 공유하면서 내가 좋았을 때 투구폼과 당시 투구폼을 섬세하게 분석해 답을 찾게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포토] 서재응 코치 \'침착하게 막자\'
KIA 서재응 투수 코치가 지난 3일 한화 원정에서 6회 마운드에 올라 양현종과 백용환을 격려하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토]8이닝 무실점 양현종 축하하는 서재응코치

동갑내기 토종 좌완인 김광현(SK)과 함께 양현종은 ML 스카우트의 표적이다. 양현종은 “미국 무대는 내가 가고 싶다고 가는 게 아니다. 다만 매 시즌 마음 한구석에 도전이라는 단어가 있다. (류)현진(LA다저스)이 형을 보면서 ‘나도 큰 무대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내달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프리미어12가 쇼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프리미어12는 국가대표로 나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무대다. 증명의 자리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했다. 하지만 ML 입성을 향한 로드맵은 확실하다. 2020 도쿄올림픽 ‘금빛 투’ 이후다. 양현종은 “아무래도 내년 시즌 끝나고 다시 FA(프리에이전트)를 신청해야 하므로 올림픽 이후에 (ML에)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KIA 선수로 지금도 미래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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