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채드벨
한화 채드벨이 17일 대전 키움전에서 역투하고있다. 2019.09.17.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30)이 사상 첫 ‘퍼펙트 게임’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한화 투수가 ‘퍼펙트 게임’을 놓친 적은 처음이 아니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배가 됐다.

채드벨은 17일 대전 키움전에 선발 출전해 8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승(9패)을 챙겼다. KBO 데뷔 이래 가장 빛나는 성적표였다. 이날 채드벨은 7회까지 키움 타자들을 꽁꽁 묶어두며 ‘퍼펙트 게임’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나 이정후의 타석에서 대기록 도전을 마감해야 했다. 유격수 오선진의 수비 실책이 뼈 아팠다. 오선진이 이정후의 내야 땅볼을 놓치며 1루를 허용했고, 이 타구는 수비 실책이 아닌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투수는 아직 단 한 명도 없었지만, 한화의 전설적인 투수들이 이 대기록에 근접했던 적은 몇 차례 있다. 송진우(현 한화 투수코치), 정민철(현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그리고 ‘괴물 투수’ 류현진(LA 다저스)이 그 주인공이다.

1991년 송진우는 한국시리즈 해태 타이거즈(현 KIA)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선발출전해 8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7회 말까지 해태는 단 한 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퍼펙트 게임이 머지 않은 듯했으나, 8회 초 2사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정회열(전 KIA 수석코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아쉽게 도전을 멈췄다.

정민철의 퍼펙트 도전은 가장 아까운 순간으로 자리해있다. 지난 1997년 OB 베어스(현 두산) 전에 선발 출전한 정민철은 단 한 번의 실책도 없이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러나 8회 1사 상황 포수 강인권(현 한화 코치)이 공을 놓치며 심정수의 낫아웃 출루를 허용해 퍼펙트가 깨졌다.

정민철은 18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생생한 기억이다. 낫아웃 판정이 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 불찰이 컸다. 당시 인권이가 욕받이를 해줘서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퍼펙트까진 아니어도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괴물 투수’ 류현진은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퍼펙트에 도전했다. 5월 27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7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지만, 8회 선두 타자 토드 프레이저(현 뉴욕 메츠)에게 안타를 허용해 메이저리그 통산 24번째 퍼펙트 게임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다.

퍼펙트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이날 채드벨의 호투는 아쉬운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된 한화와 팬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전설 속 투수들에 대한 추억도 다시 되새겨 볼 기회가 됐다.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기 위한 한화 투수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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