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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어딘가 모르게 어수선했고, 만족하기엔 다소 부족한 경기력이었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마무리 된 조지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이 날 경기에서는 6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황의조가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고, 혼자서 2골을 모두 책임지면서 벤투호를 대표하는 해결사답게 맹활약을 펼쳤다.

대표팀은 조지아전에서 변형 3-5-2 전술을 꺼내들었고, 투톱에 손흥민과 이정협이 낙점을 받았다. 스리백에는 권경원. 김민재, 박지수가 배치됐고, 양 쪽 풀백에는 왼쪽 김진수와 오른쪽 황희찬이 자리를 잡았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권창훈과 이강인이 투톱을 지원하고, 백승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을 봉쇄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지아전에서는 미드필더 이강인과 GK 구성윤에게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변형 스리백 전술을 실험했던 벤투 감독은 8개월만에 다시 한번 윙백 가운데 한 명을 공격적으로 배치하는 비대칭형 전술을 선보였다.

당초 이번 평가전에서는 벤투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인 조지아를 상대로 경기 주도권을 쉽게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조지아가 만만치 않는 전력을 뽐내면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대비한 스파링파트너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전반 13분에 첫 찬스를 잡았다. 권창훈이 손흥민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골문앞까지 접근했지만 슛이 수비수의 태클에 걸리면서 득점은 무산됐다. 이어진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강인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발로 컨트롤을 한 뒤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중반에는 조지아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면서 페널티박스 안팎에서 2~3차례 슛을 시도하며 한국 벤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전반 37분에는 프리킥 이후 공격에서 조지아 공격수 카지이시빌리가 아크 정면에서 슛을 날렸지만 GK 구성윤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이강인이 중거리 슛으로 이 날 한국의 첫 유효슛을 기록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전반 39분에는 한국이 조지아에게 실점을 내줬다. 수비 진영에서 볼을 뺏으면서 찬스를 잡은 조지아는 카지이시빌리에게 스루패스를 받은 자노 아나니제가 GK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실점 이후에도 볼 처리 미숙과 패스 미스로 인해 2~3차례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조지아는 한국의 빈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해나갔다. 다행히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한국은 수비 조직력에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후반 들어 한국은 이정협 백승호 박지수를 대신해 황의조 정우영 김영권 투입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교체 카드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후반 2분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올린 절묘한 크로스를 황의조가 골문으로 달려들면서 발을 갖다대 동점골로 연결했다. 황의조의 수비라인을 깨는 날카로운 움직임은 좋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볼때 오프사이드가 분명했다. 어쨌든 부심이 깃발을 들지 않으면서 황의조의 득점이 인정됐다.

동점골을 뽑아낸 한국은 이강인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역전 기회를 잡는듯 보였지만 아쉽게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후반 6분 이강인은 아크정면 얻은 프리킥을 왼발 슛으로 연결했고,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 때리고 골 라인 아웃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17분에 황희찬과 손흥민 대신 이동경과 나상호 투입했고, 후반 26분에는 이강인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대신 김보경을 그라운드에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조지아는 후반에도 꾸준하게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특히 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파푸나시빌리가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고, GK 구성윤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 찬스가 무산됐다.

벤투호는 후반 막판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40분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이동경이 올린 크로스를 김진수가 머리로 골문 쪽으로 밀어줬고, 황의조가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면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공격진에 교체 자원들이 많았지만 안정적인 빌드업을 통해 득점 루트를 만들어낸 점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벤투호는 승리를 위한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다. 조지아는 후반 44분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면서 크빌리타이아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방에서 문전으로 패스가 연결된 시점에 크빌리타이아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은 90분동안 한차례씩 오프사이드로 보이는 공격을 통해 득점을 뽑아내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어찌됐든 벤투호는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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