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N타워
블루보틀(아래) 역삼점 매장과 빌리엔젤이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 사진| 동효정 기자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강남 테헤란로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테스트베드’로 떠올랐다. 테헤란로는 광화문, 여의도처럼 고소득 직장인들의 비즈니스 미팅이 활발한 지역으로 짧은 시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적합한 곳이라는 평가다. 특히 강남역 인근은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을 겨냥한 입시 전문 학원가가 있어 1020 젊은 세대 감각에도 민감하다.

27일 오전 기자가 강남역 12번 출구로 나와 블루보틀 역삼점까지 가는 길에 확인한 카페만 20여 개였다.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맥카페, 농협 안 이색 매장 디초콜릿카페, 커피빈,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다양한 카페들이 눈에 띄었다. 강남역 인근 부동산 업자는 “정확하진 않지만 강남역서 역삼역까지 테헤란로 877m거리에 약 700개 카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테헤란로에서 한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카페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성수, 삼청에 이어 국내 3호점을 테헤란로에 오픈한 블루보틀 역삼점은 오피스 상권 특성에 맞춰 오전 7시 30분부터 매장을 연다. 이른 아침 시간에도 양복을 입거나 노트북을 든 직장인들이 블루보틀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양 모(33)씨는 “출근하는 길에 매일 커피를 마시는데 최근 유명하다는 블루보틀이 눈에 띄어 커피를 구매했다. 커피 맛도 괜찮고 인테리어도 깔끔해 거래처와 오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테헤란로는 ‘카페 테스트베드’라는 별칭에 맞게 기존과 다른 다양한 형태의 커피 전문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SPC그룹 파스쿠찌는 오피스가 밀집한 테헤란로 특성에 맞춰 낮에는 커피를 내리고 밤에는 수제 맥주 전문업체인 핸드 앤 몰트 수제 맥주 3종을 함께 판매한다.

최근 떠오르는 ‘라운지 엑스’의 로봇 바리스타도 테헤란로에 자리를 잡았다.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는 고객의 주문에 맞춰 커피를 내린다. 숙련된 바리스타들의 정보를 로봇에 입력한 바리스는 물의 세기와 원두 상태를 고려해 커피를 만든다.

할리스커피는 테헤란로에 프리미엄 특화 매장 ‘할리스 커피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강남역의 일반 매장을 테헤란로 특성에 맞춰 프리미엄 특화 매장인 커피클럽 매장으로 리뉴얼했다. 상권 특성을 반영해 매장 내부에 콘센트를 많이 설치했으며 단독으로 앉을 수 있는 자리부터 단체석까지 다양하게 공간을 구성했다. 이날도 직장인, 학생, 관광객 등 다양한 유형의 고객들이 카페 내부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푼사푼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카페 사푼사푼 내부 전경. 사진| 동효정 기자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사푼사푼도 테헤란로에서 만났다. 인삼밭을 옮겨 놓은 자연 친화적 카페 인테리어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핫한 곳이다. 피로도가 높은 직장인들을 겨냥해 메뉴도 홍삼을 넣은 진생치노, 진생라떼, 상황 영지버섯을 활용한 상황영지 흑당라떼 등으로 독특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거점을 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자전거 바퀴처럼 지점을 퍼뜨리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하고 흡수가 빠른 테헤란로에서 생존력을 검증한 후 일반 매장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쟁 중”이라고 설명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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