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병호 \'맞는 순간 홈런 직감\'
2019 KBO 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박병호가 9회초 1사2,3루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9. 8. 21.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청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진정한 홈런왕의 귀환이다. 국가대표 4번타자 박병호(33·키움)가 개인 통산 세 번째 3연타석 대포, 그리고 두 번째 한 경기 4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홈런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실전에서 홀로 홈런더비를 하는 듯 했다. 마치 타구 방향을 지정한 듯 홈런 4개를 모두 다른 곳으로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27일 청주 한화전에서 1루수, 4번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 3회, 5회, 9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첫 홈런 3개는 2번 타자 이정후가 1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고 상대 선발투수 송창현의 다른 구종을 공략했다. 첫 번째 홈런은 송창현의 다소 높게 형성된 체인지업을 정확하게 타격해 우측으로 타구를 날려 만들었다. 두 번째 홈런은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강하게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리고 세 번째 홈런은 볼카운트 0-2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직구를 강타, 약 6m 높이의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겼다. 다섯 번째 타석인 9회에 나온 홈런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장외 솔로포였다.

이로써 박병호는 KBO리그 역사상 여섯 번째, 개인 통산 두 번째로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했다. 덧붙여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타이인 7타점을 올렸다. 이날 홈런쇼를 통해 박병호는 KBO리그 통산 33번째 800타점 이상 고지를 밟았고, 12번째로 6연속시즌 200루타 이상도 달성했다. 무엇보다 홈런 4개를 몰아치면서 올시즌 28호 홈런으로 팀 동료 제리 샌즈(26홈런)를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고 부르고, 홈런왕은 야구에서 최고 선수를 의미한다. 힘만 앞세워서 홈런왕이 될 수 없으며 완벽한 타격 메커니즘과 인내심 그리고 상대 배터리의 전략을 간파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날 박병호는 경기 내내 침착하게 타석에 서면서 홈런왕의 기운을 마음껏 내뿜었다.

2012시즌부터 타격 재능이 만개하기 시작한 박병호는 2015시즌까지 4연속 시즌 홈런왕에 오르며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최초로 2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난해 한 달 가량 부상으로 이탈하며 홈런 43개를 치며 1개 차이로 홈런왕 5연패에 실패했으나, 올시즌 다시 왕좌를 응시하고 있다. 시즌 중반 홈런 페이스가 주춤하고 타율이 떨어지면서 “개인 기록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오로지 팀만 생각하면서 타석에 서겠다”고 다짐했던 박병호지만 거포 본능이 쉽게 사라질리 없다.

경기 후 박병호는 “사실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홈런 1위보다 100타점이다. 정말로 홈런왕 욕심은 버렸다. 샌즈 선수와 홈런에 대해 많이 얘기했는데 누가 홈런왕이 되든 함께 많이 홈런을 치고 함께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샌즈 선수가 홈런왕이 되도 좋다”며 “4홈런을 기록했지만 다음 날이면 지난 일이다. 새로운 경기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다음날 선발투수 분석을 할 것이고 첫 타석부터 신중하고 침착하게 임하겠다. 첫 타석부터 신경써서 다시 잘 해보겠다”고 차분하게 28일 청주 한화전을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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