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 캡처 | LA다저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다저스)이 시즌 13승 사냥에 실패했다. 1회부터 발목을 잡은 바깥쪽 제구에 결국 무너졌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선트러스트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6안타를 내주며 4실점했다. 1.45였던 시즌 방어율은 1.64로 올라갔다.

의외의 장면에서 장타를 허용한 게 13승 사냥에 실패한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릴리스 순간 오른 어깨가 일찍 열려 바깥쪽 제구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화근이 됐다.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관록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투구수가 90개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볼 회전이 둔해져 결국 불의의 연속타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홈런을 2개 이상 허용한 것은 지난 6월 29일 콜로라도 원정경기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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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캡처.

경기 초반을 순조롭게 풀어가던 류현진은 3회말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로 만난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바깥쪽 낮은 컷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은 뒤 우중월 2루타를 내줬다.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던진 커터가 높게 밀려 들어간 게 화근이 됐다. 1사 3루에서 로널드 아쿠아 주니어에게 고의성 짙은 볼넷을 내주고 1, 3루 위기에 몰렸고 오지 알비스에게 몸쪽 빠른 공을 구사하다 좌월 2루타를 허용했다. 바깥쪽 낮은 포심 패스트볼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부터 볼이 된 탓에 몸쪽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다저스 타선이 4회초와 5회초 맷 비티의 솔로 홈런과 중전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류현진도 바깥쪽 낮은 코스 대신 높은쪽을 공략해 5회말까지 무사히 넘겼다. 그러다 중심타선과 다시 만난 6회말 사달이 났다. 선두타자 프레디 프리먼을 몸쪽 높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조쉬 도널슨에게 높은 포심을 던지다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바깥쪽에서 가운데로 살짝 말려 들어가는 코스였고 타이밍이 다소 늦은 것 처럼 보였지만 ‘탱탱볼’ 논란까지 제기된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버렸다. 허탈한 표정을 지은 류현진은 애덤 듀발을 상대로 8구 접전 끝에 또 한 번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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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캡처

경기 내내 말을 듣지 않던 바깥쪽 낮은포심이 이날 거의 유일하게 잘 제구됐지만 듀발의 배트 중심에 제대로 걸렸다. 지난 4월 21일 밀워키, 6월 29일 콜로라도전 이후 세 번째 멀티홈런을 허용한 순간이었다. 콜로라도전 이후 6연속경기 무홈런 행진도 7번째 경기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4실점한 것도 콜로라도전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6회말 찰리 칼버슨을 포수 땅볼로 잡아낸 뒤 조 켈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투구 수는 101개였고 포심 40개, 컷 17개 등 패스트볼 계열을 57개 구사했다. 결정구인 체인지업은 34개를 던졌는데 경기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빈도가 늘었다. 바깥쪽 포심 제구가 마음먹은대로 됐다면 커터 비중을 더 높일 수도 있었지만 이날 투구 컨디션을 고려하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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