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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새 구장 앞엔 손흥민의 핑거 하트 사진이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흥민(27·토트넘)에 다시 열광할 때다.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만들었던 손흥민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킥오프’한다. 영국 현지에서 태극기 물결이 넘치고, 한국에선 축구팬들이 TV 앞에 앉아 주말 밤을 하얗게 태운다. 그런 열기 속에서 손흥민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기쁘게 할까. 3달간 여름 휴식기를 지낸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1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리버풀과 노리치 시티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9개월간 2019~2020시즌 레이스를 펼친다. 지난 시즌 받은 징계로 26일 뉴캐슬과 3라운드 홈 경기부터 나설 수 있는 손흥민은 지난해 쌓였던 피로를 2주간 더 씻어낸 뒤 상대팀 골문을 겨냥한다.

◇프리미어리그 15골, 새 시즌 돌파할까

손흥민은 지난 시즌 축구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프리미어리그와 총 득점 수는 2016~2017시즌의 14골, 21골에 못 미치는 12골, 20골을 기록했으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AE 아시안컵으로 두 차례나 장기간 소속팀 토트넘 이탈한 것을 생각하면 전성기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두 경기에서 3골을 폭발, 결승 진출의 견인차가 되고 유럽에서 자신의 위상을 떨쳤다. 자신감을 장착한 손흥민에게 새 시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토트넘이 지난해 여름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올 여름엔 프랑스 국가대표 탕귀 은돔벨레를 비롯 공격수와 미드필더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손흥민의 공격력도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안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도 없어 토트넘에 집중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초 15골,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공식 대회를 모두 합쳐 자신의 단일 시즌 종전 기록 21골을 뛰어넘는 활약도 기대된다.

◇더 강해진 토트넘, 트로피 획득 가능성도 높아졌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음에도 아쉬워했다. 지난 6월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이 리버풀에 0-2로 완패, 눈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쳤기 때문이다. 손흥민 자신은 후반 벼락 슛으로 상대 철벽 수비진을 위협하는 등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쳤기에 더 안타까웠다. 2019~2020시즌에도 그가 꿈꾸는 것은 자신의 골과 타이틀을 넘어 우승컵일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독일 함부르크와 1군 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각종 대회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 경험이다. 이젠 소속팀에서도 웃을 때가 됐다. 토트넘은 이달 초 열린 아우디컵에서 기존 유럽 축구의 절대 강호로 꼽혔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연달아 꺾고 우승했다. 작은 친선대회 제패지만 이런 경험도 손흥민에겐 소중하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4개 대회 중 하나 이상의 타이틀 거머쥐는 것이 손흥민이 스스로 원하는 ‘해피 엔딩’이다.

◇‘차붐’의 대기록, ‘소니’가 넘는다

손흥민 가는 길이 한국 축구와 아시아 축구의 역사다. 우선 손흥민은 이번 시즌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이 갖고 있는 득점 기록 2개에 도전한다.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1시즌 동안 98골을 터트렸다. UEFA 주관 대회 등을 합치면 121골을 기록하고 있다. 둘 다 한국인 유럽파 최다 기록으로 이를 깰 선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손흥민이 대기록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손흥민은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정규리그인 분데스리가, 프리미어리그를 뛰며 84골을 넣고 있다. UEFA 주관대회와 FA컵, 리그컵을 다 합치면 117골이다. 정규리그엔 14골이 부족하고, 공식 대회를 모두 합친 득점 수에선 4골이 적다. 손흥민이 최근 3시즌간 정규리그에선 12~14골, 공식 경기를 모두 합쳤을 경우 18~21골을 꾸준히 넣고 있어 기존 페이스만 유지하면 ‘차붐’의 두 기록을 전부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50골(현재 42골) 고지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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