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호날두, 한국 물만 먹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팀K리그 친선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의 ‘노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유벤투스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전 세계를 상대로 여론전에 나선다. 주최사 ‘더 페스타’는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근 채 감감무소식이다.

연맹은 팀 K리그와의 친선전에서 ‘45분 의무 출전 조항’이 걸려있는 호날두가 경기에 나서지 않은 것을 비롯해 경기장 도착 지연, 킥오프 시간 연기, 경기 시간 단축 시도 등 계약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벤투스 구단에 공식 항의했다. 유벤투스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안드레나 아넬리 회장의 명의로 이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왔다. 유벤투스는 “호날두는 근육에 피로가 쌓인 상태였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의무적으로 쉴 수밖에 없었다. 원래 경기 일정도 27일이었으나 K리그의 요청에 따라 26일로 변경된 것이다. 유벤투스는 입국 심사와 버스 이동에서 당국의 협조를 구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차가 막혀 2시간이나 버스 안에 갇힌 일은 우리가 전 세계를 다니며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다”며 “유벤투스가 무책임하고 오만하며 무례한 행동을 했다는 연맹의 비난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오히려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사태를 책임 공방으로 비트는 유벤투스의 태도에 연맹도 “후안무치에 대해 매우 큰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강도 높은 재반박을 내놓았다. 1일 오후 ‘유벤투스 구단의 답신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호날두가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태였다면 출전선수명단에 교체선수로 포함시키고 벤치에 앉힌 건 명백한 기만행위다. 우리는 원래 예정돼 있던 리그 일정을 무시하거나 변경하면서까지 유벤투스와의 경기를 치를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26일에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은 유벤투스였다. 호날두의 불출전을 비롯한 귀책사유로 인해 벌어진 사태를 경시하고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더 이상의 공문 공방전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연맹은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칠 예정이다. 영문으로 번역한 입장문을 외신에 배포해 구체적인 사항을 자세히 알리겠다는 의도다.

반면 “유벤투스의 공식 입장을 받은 후 곧 일정을 잡겠다”던 ‘더 페스타’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달 27일 회사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유벤투스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무리한 일정은 오히려 그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 마지막 공식 대응이다. 이따금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하던 로빈 장 ‘더 페스타’ 대표와는 이제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그 사이 호날두 없는 경기를 위해 최대 40만원의 푯값을 지불한 팬들의 분노는 ‘집단 소송’으로 조직화됐다. 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 회원들은 1일 세곡동에 위치한 ‘더 페스타’ 사무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유벤투스,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입장권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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