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타워
서울 잠실 롯데타워 전경. 제공| 롯데물산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사히맥주 등 롯데 계열 및 합작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롯데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방어 미사일)배치 당시 한·중 국가적 갈등에 경제적 피해를 입었던 롯데가 이번엔 강제징용판결에 얽힌 한·일 갈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2016년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 결정되자 금한령(禁韓令) 조치를 내렸다. 롯데는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정지를 당하고, 관광 중단 등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 당시 중국 정부는 소방법·위생법 등을 거론하며 각종 행정력을 동원해 롯데마트에 장기간 영업정지를 내렸다. 결국 롯데쇼핑은 같은 해 9월 중국 사업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롯데 측은 사드보복으로 인한 마트 사업 피해가 1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선양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중단, 관광 중단으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까지 합치면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사드 보복 당시 입은 피해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까지 적자가 누적된 상황이다.

롯데는 2017년부터 2년에 걸쳐 진행된 중국 사업 중단으로 인한 사업 손실과 자산 처분 손실 등으로 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부터 사드 여파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이번엔 일본과의 갈등으로 불매 운동이 촉발돼 사업 전반에서 유탄을 맞고 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일본은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에 국내에서는 시민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퍼졌고 롯데 계열사와 일본 합작사 형태로 운영하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사히 등이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됐다. 일본과 합작한 롯데 계열사는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롯데아사히주류,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지분 51%와 롯데쇼핑 지분 49% 합작사이며,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 지분 50%, 롯데칠성음료 지분 50% 등으로 구성됐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반일 감정은 더욱 악화되면서 롯데 지배구조에 따른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실상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19.07%, 일본주식회사 L투자회사 72.65%,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50%+1주)인 일본 광윤사 5.45%, 일본 패미리 2.11% 등 일본 기업들이 지분 99.28%를 소유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상표 사용에 대해 일본 NICE CLAUP으로 로열티를 매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102억 1800만원(1주당 100원), 롯데지주는 572억 4600만원(1주당 800원)을 배당했다.

일본 기업 꼬리표를 떼기 위해 롯데는 지주회사를 세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등 그동안 일본 자본 비중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호텔롯데 상장이 늦춰지면서 매번 국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국가 간 갈등 상황에서는 기업이 나서기 어려운 문제”라며 “사드 당시보다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회복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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