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양민희기자] 대부분의 성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직장'이죠. 돈이라는 대가를 주는 곳이지만 가슴 속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직장 생활은 우리를 울고 웃게 합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인정받는 승무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첫 직장생활을 하던 김가희(30)는 쉽지 않은 직장 생활 탓에 몸과 마음이 멍들어 사표를 내게 되는데요. 이후 잃어버렸던 건강을 되찾기 위해 운동으로 과감히 진로를 바꿔버렸는데요.


하루 절반 이상의 시간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에 투자한 결과 2018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하반기 미즈 비키니 우승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까지 2관왕을 달성하며 머슬계의 샛별로 떠올랐는데요. 몸매 스펙 한 줄을 추가한 그는 현재 필라테스 강사로 맹활약 중입니다.


내가 원하고 꿈꾸는 일을 찾아 안정보다는 도전을 용감하게 선택한 김가희를 '라티오핏' 선릉점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이력이 화려합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중국 동방항공에서 승무원 생활을 하다가 그만둔 뒤 현재는 필라테스 강사 겸 피트니스 웨어 프리랜서 모델 일을 하고 있는 김가희(30)라고 합니다.


Q) 전직 승무원 출신으로 비교적 안정된 직장 생활을 했는데요.


하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 않은 직장 생활이었어요. 4년간 다니다 그만둔 이후에는 꾸준히 쉬지 않고 했었던 운동이 돌고 돌아 어느새 저의 직업이 되어 버렸네요.


Q) 돌연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중국계 회사의 외국인 승무원이다 보니 승진에 대한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어요. 또 무엇을 계속 배워야 하고 가만히 안주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기내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때때로 진상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거나 하는 점도 추가됐죠.


신체적으로는 밤낮이 뒤바뀌고 야간 비행을 다녀오면 피로감이 많이 쌓였어요. 장시간 비행을 하면 다리도 많이 부어요. 밥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보니 위장염도 걸려 건강까지 잃어간다는 생각에 과감히 퇴사를 결심했죠.


Q) 몸과 마음의 상처를 운동으로 치유했다고 들었어요.


원래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어요. 워낙 운동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점점 더 매력을 느껴 전문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된 뒤에는 멘탈도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Q) 승무원 시절 직업병이었던 '다리 부종' 빼는 꿀팁 좀 알려주세요!


발목 주변 부위 스트레칭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운동 중 부상 예방에 좋습니다. 또한 유연성을 증대시켜주기 때문에 특히 오래 서있거나 오래 앉아있어 다리가 잘 붓는 체질의 사람들에게 붓기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리 붓는 느낌 들 땐?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맨몸 운동'


1. 의자에 등을 곧게 펴 골반 너비로 두 발의 간격을 띄어 앉고 두 손으로 의자 양옆을 잡아 체간(인체의 중심선)을 고정시킵니다.


2. 전경골근(정강이 뼈 앞에 있는 근육) 등이 스트레칭 될수 있도록 발등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바깥쪽으로 지긋이 밀어냅니다.


3. 비골근(발목의 바깥부분)이 스트레칭 될 수 있도록 두 발바닥을 붙이고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무릎을 바깥쪽으로 천천히 눌러줍니다.


스장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머신 운동'


레그 프레스 머신을 이용한 카프레이즈(가자미근이라고 하는 종아리의 심부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


1. 의자에 앉아 머신의 아래쪽 끝부분에 발가락을 안정적으로 놓습니다. 신발로 인해 미끄러질 수 있으니 발가락을 잘 걸쳐주어야 합니다.


2. 무릎을 굽히거나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채, 발가락으로 머신을 쭉 밀어내 발목 앞쪽이 스트레칭 되도록 합니다.


3. 앞의 동작과 반대로 발가락을 자신의 몸 쪽으로 향하도록 발목을 꺾고 뒤꿈치가 멀어지도록 하여 아킬레스건(발뒤꿈치 힘줄)이 스트레칭 되도록 합니다.


Q) 전혀 다른 분야로 도전했을 때 두려움도 컸을 텐데.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대략 월 300만원에서 350만원 이상은 벌었어요. 프리랜서로 전향을 했을 땐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게 되다 보니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하지만, 하는 만큼 대가가 따라와서 수업이 많을 때에는 많이 얻어 갈 수 있었어요. 또 승무원은 짜여있는 스케줄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지만, 지금은 유동적으로 근무 일정을 조절할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Q) 처음 나간 머슬 대회에서 예선부터 '광탈'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상반기 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했어요(웃음). 당시 운동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다음 대회까지 이를 악물고 운동에만 전념했어요. 새벽 5시 반부터 일어나서 밤 10시까지 아침에 계란 두 개를 먹고 하루 종일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반복했죠.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 이 운동 스케줄을 1년간 지속했어요. 그 결과 머슬 대회 2관왕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답니다.


Q)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때마다 본인을 잡아준 건 무엇이었나요.


대회 준비하는데 비키니 의상부터 시작해 태닝, 왁싱에 피부 관리까지 몇 천만원 정도는 투자했던 거 같아요. 운동이 워낙 힘들다 보니 가족들에게도 많이 투정 부리고 그랬는데 몸이 좋아지는 걸 보니까 포기할 수 없더라고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을 땐 회원들이나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어요. 몸을 만들어 본 사람으로 인정받고 신뢰감을 얻게 됐죠.


Q) 필라테스와 웨이트 분야는 다른 듯 닮아있습니다.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둘 다 근력운동이라는 점인데요. 차이점이 더 많아요. 웨이트는 수축을 더 많이 하는 운동이고, 필라테스는 이완시키는 동작이 훨씬 많아요. 웨이트는 근육에 많이 무리를 주면서 보충제를 먹었을 때 근육 성장을 도와준다면 필라테스는 재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속근육 (코어근육)을 집중해서 쓰기 때문에 근육 성장에 있어서 한계가 있긴 하지만요.


Q) 승무원 제복과 운동복 중 어느 의상이 본인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운동복이 더 편안하긴 한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서 보는 시선은 승무원 제복이 더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해보니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강사를 바라보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Q) 운동할 때 땀을 많이 흘리는데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을까요?


극건성 피부에 아토피가 있었는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깨끗한 음식을 먹고 나니 하나둘 씩 사라지면서 피부가 좋아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운동을 하면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수분과 보습이 잘 되는 제품을 발라주면서 관리를 해야 해요. 또 몸에 열이 나면 모공이 넓어지고 늘어나는데요. 이후 수축시켜줘야지만 탄력이 생길 수 있어요. 운동을 마치고 나서는 차갑거나 살짝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걸 추천해요. 운동 후 모공을 좁혀주는 탄력 관리는 필수랍니다.


Q) 먹고 싶은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서 하는 식이요법을 추천한다고요.


다이어트한다고 하면 닭 가슴살만 먹잖아요. 하지만, 건강하면서도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등심이나 지방기 덜한 부위의 고기를 먹으면서 단백질 보충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연어, 회, 육사시미, 장어, 대구살 등등 다이어트 식단을 풍성하게 바꿔볼 수도 있어요. 먹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죠.


Q) 본인의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를 만들고 싶은지.


'만능 스포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승무원, 은행 인턴, 모델, 운동 강사, BJ 일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인데요. 앞으로 비키니나 란제리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 CEO나 뷰티 쪽으로도 관심이 많아 운동과 접목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Q) 2019년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앞으로의 각오를 말씀해주세요.


내년 머슬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요. 올해도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좋은 성과를 내고 인지도를 쌓아 나가고 싶어요. 또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성 있는 강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프로페셔널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ymh1846@sportsseoul.com


사진│양민희 기자, 김가희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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