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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같은 유벤투스 선수인데 태도는 180도 달랐다.

유벤투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의 친선경기를 강행군 속에 치렀다. 24일 중국 난징에서 인터밀란과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을 치른 후 경기 당일 입국하는 타이트한 일정이었다. 유벤투스 선수들 처지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을 게 분명하다.

방한한 선수들 모두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유독 비교되는 두 선수가 있었다. 1978년생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짧은 시간이지만 초지일관 프로의 정석을 보여줬다. 부폰은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 6만 관중의 환호 속에 피치를 밟은 그는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며 자신을 환영하는 팬에게 감사의 뜻을 보였다. 경기 중에는 최선을 다하며 이날 출전한 유벤투스 골키퍼 중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했다. 불혹을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수준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

경기 후에도 돋보이는 매너로 박수를 받았다. 주심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자 유벤투스의 다른 선수들은 재빨리 드레싱룸으로 들어갔다. 반면 부폰만은 끝까지 피치에 남아 구석구석을 돌며 함께 박수를 쳤다. 엄지손가락을 보이는 팬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을 향한 화답이었다. 주최 측의 플래시 인터뷰에도 성실하게 임했고, 터널로 향하기 전까지 끝까지 환호에 응답하는 매너를 보였다.

믹스트존에서도 사진을 요구하는 일부 관계자들의 부탁에 경호원들이 만류했으나 부폰이 직접 괜찮다는 표시를 한 후 촬영에 임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수차례 손을 들어 보이며 사과하기도 했다.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부폰의 태도를 지적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팀K리그’라고 직접 쓰며 인상적인 경기였다는 생각을 밝혔다. 하나부터 열까지 프로페셔널한 월드스타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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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의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질문을 하는 취재진을 째려보고 있다. 정다워기자

반면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될 것 같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실망스러운 인상만을 남긴 채 떠났다. 호날두는 경기에 앞서 예정된 팬미팅과 사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최 측을 통해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몸조차 풀지 않은 채 결장했다. 출전 불발에 대해 유벤투스와 호날두, 주최 측의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하지만 그의 매너가 아쉬웠던 것은 분명하다.

호날두는 야유를 받는 상황에 기분이 나빴는지 경기 후 빠르게 피치를 빠져나갔다. 믹스트존에서는 취재진이 결장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취재진을 날카롭게 째려보며 노골적으로 감정 표현을 했다. 사과 한 마디라도 남겼다면 이해할 법도 한데 그에게서 상식적인 태도를 발견할 수 없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하나 같이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인 호날두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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