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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1년 동안 맨땅에 헤딩을 하며 돈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어요.”

‘자체제작돌’로 가요계에 반향을 일으킨 3인조 걸그룹 카밀라(한초임, 정유빈, 정유나)가 전격해체를 선언한 가운데 팀의 리더이자 소속사 대표이기도 한 한초임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카밀라는 지난 19일 해병대 1사단 위문 공연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한 멤버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다른 멤버들에게 밝혔고, 다른 멤버들은 “원 멤버 세명이 아닌 카밀라는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모아 별도의 멤버 교체나 충원 없이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로 했다.

카밀라는 지난해 8월말 데뷔곡 ‘레드 립스’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리더 한초임이 아버지에게 빌린 3000만원이 앨범 제작비였다. 이후 신인 그룹은 한번도 출연하기도 어렵다는 지상파, 케이블의 각종 가요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볐다. 모두 리더 한초임이 직접 방송 PR 매니저로 뛴 성과였다. 한초임은 1인 기획사 C.C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카밀라와 관련된 방송PR 매니저, 코디네이터, 마케팅 및 홍보 업무까지 모두 혼자 도맡아 팀을 이끌었다.

리더 한초임은 지난 1월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제 28회 ‘하이윈 서울가요대상’ 본식 전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방송인 권혁수와 함께 공동 MC를 맡아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카밀라는 지난 4월 두번째 싱글인 ‘넘어가(Take me home)’를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다음은 카밀라 해체 선언 직후 한초임과 인터뷰 전문.

-카밀라는 데뷔 후 1년 동안 나름대로 잘 자리잡아왔다. 왜 해체하게 됐나.

멤버 한명이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그 멤버의 생각을 존중한다. 아이돌 그룹을 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른 아이돌의 경우 소속사와 계약 관계가 있기 때문에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지만 우리는 ‘자체제작돌’이고, 소속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계약서를 쓰고 활동하는 게 아니었다. 멤버들의 의견이 엇갈린다면 그냥 해체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멤버 충원이나 교체 등으로 카밀라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었을 거 같다.

더 좋은 멤버를 구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 세 명이 카밀라였다. 새로운 멤버가 기존 멤버의 자리를 메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깔끔하게 끝내기로 했다. 두달여 전 멤버들끼리 합의를 했고, 미리 잡혀있던 스케줄만 소화한 뒤 해체하기로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1년 동안 운전까지 하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7월 한달 동안은 친한 기획사 대표에게 승합차를 빌려 아는 동생을 로드 매니져로 고용, 멤버들과 타고 다녔다.

-카밀라 1년 활동을 돌아봤을 때 어떤 시간이었나.

회사도 없이 자력으로 활동한 1년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큰 사랑을 받았다. 해체 전까지 행사 문의가 계속 들어왔다. 미리 잡혀있던 일정만 소화하기로 멤버들끼리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줄잡아 스무개 정도의 행사 제안을 고사했다.

-한초임은 카밀라 리더일 뿐 아니라 1인 기획사 대표로 ‘자력갱생돌’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돈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아이돌, 걸그룹으로 직접 활동하면서 제작, 운영을 해보고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 여러 업무를 고루 수행하다 보니 여러 역할과 입장을 고루 헤어릴 수 있게 되더라, 회사 대표 입장도 이해가 가고, 매니저 입장도 이해 가고, 아티스트 입장도 이해가 갔다. 모두 서로에게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직접 다 해보니 잘잘못을 떠나 모든 역할이 쉽지 않더라.

맨땅에 헤딩을 해보니 직접 모든 걸 하는 데 대한 보람이 컸고, 희열감이 있었다. 성취감이 가장 컸던 거 같다. 행복했던 1년이었다.

-카밀라 활동을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때가 기뻤다.(웃음) 지난해 11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노라조 조빈 편에 깜짝 출연했을 때, 지난해 12월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에 출연했을 때 ‘카밀라’가 실검 1위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월 서울가요대상 레드카펫 MC를 했을 때 실검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4월 MBC 뮤직 ‘쇼 챔피언’에서 2번째 싱글 ‘넘어가(Take me home)’ 컴백 무대를 가질 때 제작진이 무대 위에 꽃가루를 뿌려준 걸 잊을 수 없다.(웃음) 순위 프로그램에서 아무나 꽃가루 뿌려주지 않는다. 감사했다.

-멤버들의 향후 활동 계획은.

3인조 카밀라를 오래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카밀라를 잊지 말고 초임, 유빈, 유나 우리 셋을 끝까지 응원해 달라. 개인적으로는 솔로 가수, 배우 등 다양한 활동 방향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monami153@sportsseoul.com

카밀라 한초임. 사진 | 카밀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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