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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이 21일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 스타트하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광주에서 본격 메달 레이스를 시작한 김서영(25·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이 ‘1번 레인의 기적’을 써낼 수 있을까.

김서영은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경영 첫날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 2분10초21로 1조 8명 중 3위, 전체 2개조 중 7위를 차지했다. 총 16명이 출전한 준결승 무대에서는 상위 8명만이 결승에 오른다. 같은날 오전에 열린 개인혼영 200m 예선에서 2분11초45로 2조 10명 중 3위, 전체 4개조 중 10위를 차지한 김서영은 총 36명 중 상위 16위 안에 들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오후 열린 준결승에서는 아슬하게 결승행 티켓을 따내며 2017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대회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개인혼영 200m는 한 선수가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서로 50m씩 헤엄쳐 최종 기록을 다툰다. 1조 2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김서영은 초반 접영 50m부터 치고나가며 27초52로 선두에 자리잡았다. 자신이 강한 50~100m 배영 구간에서는 58초94로 예선 1분00초72보다 기록을 단축하며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약점으로 꼽히는 평영 구간에서 급격히 떨어지며 150m 턴한 직후에는 3위로 밀려났다. 결국 캐나다의 시드니 피크렘(2분08초83)과 아시아 기록(2분07초57)을 가진 중국 예스원(2분09초58)을 따라잡지 못했다. 2조에서는 헝가리의 카틴카 호스주(2분07초17)가 전체 1위로 결승에 올라갔고 미국의 마갈리스 멜라니(2분9초14), 일본의 오모토 리카(2분9초68)와 오하시 유이(2분10초04)가 김서영에 앞서서 레이스를 마쳤다.

김서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나온 한국 기록 2분08초34다. 당시에는 아시아권 라이벌이었던 오하시 유이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의 최상의 페이스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예선(2분11분45초)보다 준결승에서 기록을 단축한 게 고무적인 부분이지만 지난 5월 신설된 FINA 챔피언스 경영시리즈 2차 대회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올린 2분09초97보다도 더딘 성적표다. 당시 김서영은 이 기록으로 2019년 랭킹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대로라면 종목 최강자는 여전히 호스주다. 꾸준히 2분7초대의 기록을 내며 사실상 수준이 다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전통적인 수영 강국의 선수들 역시 언제든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페이스가 최고조인 오모토가 오히려 두각을 나타내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서영이 메달권에 근접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메달리스트로 꼽히고 있다는 부담감을 떨쳐야 한다. 좋지 않은 컨디션을 극복하고 제 페이스를 찾는 것도 과제다.

22일 오후 열리는 결승전에서 김서영은 준결승 성적에 기반해 1번 레인을 받게 된다. 안방에서 ‘1번 레인의 기적’을 다시 쓸 수 있을지에 주목해볼 만하다. 한국 불세출의 수영 스타인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1번을 배정받고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2007년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에 이어 다시 한 번 건재를 과시했다. 만약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메달을 따낸다면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 사상 두 번째,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경영 메달리스트가 된다.

김서영도 준결승이 계획 만큼 되지 않았음을 알리며 스스로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준결승 직후 “결승에 가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생각보다는 아쉬운 기록이 나온 것 같다. 내일 결승에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으니까 관리 잘 해서 좋은 경기 하도록 하겠다. 준결승에서 페이스 조절하고 그러지는 않았다. 준결승에선 2분09초대를 생각했다. 막판에 힘이 달렸던 것 같다. 마지막 스퍼트를 더 냈어야 했다. 오늘은 부족했다”고 과제와 보완점을 동시에 밝혔다. 김서영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 전 박태환을 만났다는 김서영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말을 (박태환이) 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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