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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당시 김영철 현 KC대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기술로 승부가 안 되니까 많이 뛰었다.”

오는 17일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열리는 제15회 1,2학년 대학축구연맹전에선 낯선 이름의 KC대학교가 돌풍의 중심에 섰다. 그리스도대학교(서울 강서구)에서 2015년 개명한 KC대는 조별리그에서 강호 영남대를 1-0으로 이기는 등 이변의 주인공이 되더니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해서 4강까지 내달렸다. 준결승에서 호남대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으나 저학년 무대 새 강자로 자리매김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무명의 KC대를 전국대회 4강까지 끌어올린 지도자가 바로 일화(현 성남)의 2001~2003년 K리그 3연패를 뒷받침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1~2차전을 풀타임으로 뛴 명수비수 출신 김영철 감독이다. 지난 2017년 12월에 창단 1년 된 KC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15일 호남대에 패해 결승행이 무산된 뒤 “끝까지 가서 경기했으면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 다들 잘 따라줬다”며 제자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부임 초기엔 선수들의 마인드와 내 생각이 맞지 않아 트러블이 있었다”며 엘리트 축구팀 골격 갖추기부터 힘썼던 일을 떠올린 뒤 “기술은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체력 운동을 많이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설도 학교에 만들었다”고 했다. KC대는 교내 인조잔디 구장이 없어 김포공항 옆 개화구장 등을 대관해서 연습한다. 김 감독은 “무에서 유를 만드니까 기쁘고 선수들도 뿌듯해 한다”며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신을 스스로 격려했다. “이운재, 최진철, 김상식, 이동국, 우성용 등과 모임을 갖는다. 이번에 다들 축하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열린 또 다른 준결승에선 단국대가 홍익대를 4-0 크게 이겨 17일 오후 2시 태백종합운동장에서 호남대와 결승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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