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치
상주 | 도영인기자

[상주=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짧지만 강렬한 1년이었다.

보스니아 출신 미드필더 사리치가 최근 수원 삼성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 이적을 확정했다. 사리치는 14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원정경기에 수원 선수단과 함께 동행했다. 그는 K리그 고별전이 될 수 있는 상주전 출전을 기대했지만 허빅지 부상 여파로 인해 결국 출전 의지를 접었다. 그래도 중동으로 떠나기 전 팬들과 직접 만나기 위해 상주를 찾았다. 평상복 차림의 사리치는 담담하게 이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슬프지만 이런게 축구다. 한달 후 어떻게 될지 6개월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것들을 존중하는게 축구인의 삶인 것 같다”고 전했다.

사리치는 지난 1년간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4골 8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시즌 후반기 수원에 합류하자마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확도 높은 왼발킥과 탈 압박 능력을 뽐내면서 빠르게 K리그와 팀에 녹아들어갔다. 올시즌에는 사리치가 수원의 중원사령관으로 한층 성장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개막전을 하루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서 출발이 늦어졌다. 그래도 그는 리그 절반정도만 소화하고도 어시스트 선두권을 달리면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사리치는 “(도움 선두권 기록이)너무 아쉽지만 새로운 구단에 가서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한다. 내 기록은 여기서 멈추지만 홍철과 구단이 좋은 기록이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싱긋웃었다.

사리치는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와서 너무나 좋은 경기장. 팬, 축구 수준 등이 내게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팬들께서 항상 응원을 해주셔서 내가 100%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무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로 ‘1강’ 전북을 3-0으로 완파한 지난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꼽았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사리치는 리그 톱 클래스 미드필더임에 틀림없다.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다. 본인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 아쉽다. 중동에 가서도 다치지 말고, 소속팀에서 좋은 평가 받길 기대한다”면서 떠나는 제자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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